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어쨌든 ( 지난 일정은 나중에 채워넣을지 아닐지 모르지만 ) 현재 있는곳 스페인에서 다시 시작한다.
대강 생각해 두었던 여행 루트를 대폭 수정해서
스페인으로 왔다.
알리칸테는 이름도 들어보지 못했던 곳인데, 부다페스트에서 스페인 남부로 오는 비행기편중에 우리가 원하는 날자에 wizzair 항공편이 있어서 오게 되었다.
Wizzair 에서 1년에 29.99유로를 내고 멤버쉽에 가입하면 본인과 동반자 1인의 요금을 편도당 1인 10유로씩 할인해주고, 수하물도 5유로씩 할인해 준다. 가입후 즉시 할인이 되니 , 2인 이용시 첫 구매에서 멤버쉽 가입비는 빠지는 셈이니 또 이용하지 못하더라도 손해볼 것은 없다 .
이번 여행에서 wizzair 를 총 3번 이용했는데, 첫번에는 몰라서 그냥 했고, 두번째 가입해서 샀고, 세번째 에서야 30유로 할인 혜택을 보았다. 운항노선이 많으니, 유럽 여행을 계획중인 분은 꼭 처음부터 가입하시기 바란다.
알리칸테는 스페인 남부의 지중해 연안에 있는 도시로 역사가 깊은 도시라고 한다. 여름에는 휴양객들이 많이 몰리는 것 같고, 예쁜 해변과 요트들이 정박해있는 항구가 있고, 해변에 오래된 성이 있다.
시내 중심가
해변 산책로가 아름다운 대리석무늬로 장식되어 길게 뻗어있고, 인상적인 점은 도시 곳곳에 몇백년 몇천년은 되었을 것 같은 고목들이 늘어서 있다. 마치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정글속 사원에서 보았던 것같은 나무들도 도심 공원에 즐비하고, 가로수인 야자나무들도 오래되어 보인다.
동양인 관광객은 거의 볼 수 없고, 당연히 인터넷에서 여행정보도 찾기 어려웠다.
다행히 알리칸테 공항 웹사이트에서 공항버스 정보를 찾을 수 있었다.
알리칸테 공항은 아주 작다. 도착층에서 셔틀버스 사인을 따라가거나 밖으로 나가지 말고, 오른쪽으로 끝까지 가면 2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칼레이터가 있다. 가운데층 말고 2층으로 올라가서 밖으로 나가면 바로 앞에 C6번 공항버스 정류장이 있다. 정류장 앞에 직원이 서서 표도 팔고 개찰도 해준다. 오래 안기다려도 버스가 계속 온다. 버스요금은 3.85유로.
버스는 20분 정도 가서 시내로 들어가면 바닷가 쪽으로 해변끝까지 가서 돌아서 다시 시내를 거쳐 공항으로 가는데 , 시내에서 몇군데 정차하니 구글지도를 보다가 행선지 가까운 곳에서 내리면된다. 버스노선은 공항정류장에 지도로 표시되어 있다.
공항버스 노선도
우리가 묵은곳은 조금 외곽이었는데, 수퍼마켓이나 시장에서 영어가 전혀 안통했다.
큰 수퍼마켓에서 뭘 물어도 영어를 할줄 아는 직원이 하나도 없었다.
시내에서나, 나중에 그라나다로 갈때 버스터미널에서는 영어로 소통이 가능했다.
그래도 눈치로 살것 다 사고 , 다니는 데 크게 불편은 없다.
오흐리드에서 캐리어가 망가져서 새로 사야했는데, 작은 시골마을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이 싼 제품을 샀는데, 여행이 끝날때까지는 버텨주겠지 하고 반농담으로 얘기했는데, 스코페에서 부다페스트로 갈때 한번 사용하고 , 부다페스트에서 알리칸테로 올때 두번째 사용했는데, 공항에서 집어던졌는지 그만 바퀴 바로 위쪽 몸체가 부서져 버렸다. 그러니 바퀴가 잘 구르지를 않는다.
안그래도 불안해서 부다페스트에서 캐리어벨트를 사서 채웠는데, 바퀴쪽이 부서지니 방법이 없다.
급하게 검색신공을 발휘해서 시내 백화점에 가보고, 시내 중심에서 삼소나이트 가방가게를 찾았는데 일요일이라 문을 닫았다.
아들은 우리나라가 캐리어는 싸니까 ,싼거 사서 쓰고 귀국해서 사라고 하는데, 한번 싼거 사서 버렸는데 또 같은 일을 되풀이 할 순 없다.
검색결과 시 외곽에 아울렛이 있는걸 발견했다.
버스를 타고 아울렛에 가니, 규모는 꽤 큰데 삼소나이트 아울렛은 없고, 가방가게가 두 집 있는데 삼소나이트, 델시, 아메리칸투어리스트 제품들이 있다. 쿠팡처럼 싸지는 않지만 마침 40퍼센트 할인하는 마음에 드는 걸 찾아서
걱정을 해결했다. 이게 우리 생애 마지막 캐리어가 되려나? 저번 가방도 미국여행갔을때 아울렛에서 사서 10년 넘게 썼었다 .
시내버스요금은 1.45유로이고, 버스 탈때 기사에게서 표를 사면 된다. 환승은 안된다고 한다.
숙소가 관광지에서 떨어진 정말 현지인 동네인데, 마침 장이 열렸길래 구경을 갔는데 그곳이 시장주차장이었다. 시장에 들어가보니 싱싱한 생선을 파는 집이 많은데 , 한 집에서 잡어들을 섞어서 봉지봉지 담아놓고, 한봉지에 3유로에 팔고 있다. 너무 싸고 싱싱해서 한봉지 집어 와서 매운탕을 해먹었다 . 생선양이 너무 많아서 달고 시원하고 진한 매운탕이 되었다. 작은게도 한마리 들어있다. 관광지도 좋지만 이런 현지인동네 체험도 참 재미있다.
파프리카 5ㅡ6개 넣은 봉지가 1유로, 정말 싸다.
햇오렌지가 나왔다. 싸고 맛있다.
처음 보는 과일인데 맛이 궁금하다. 다음에 한번 사먹어봐야겠다
말린 어란을 파는 집이 있길래 하나 샀는데, 로마에서 살때보다 값이 싸다 . 무슨 생선의 알인지는 모르겠는데, 로마에서 산것보다 약간 덜 말린 상태라 더 고소하고 맛있다.
알리칸테는 바닷가를 따라 넓은 산책로가 있는데, 바닥을 대리석으로 물결무늬를 넣어서 깔아 놓았다.길을 따라 노점도 있고, 레스토랑들도 즐비하다. 한번은 레스토랑옆에서 음악에 맟춰 춤추는 사람들을 봤는데, 댓가를 바라는 공연이 아니고 진짜 신이 나서 추는 사람들 이었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합류해서 추기도 하는데, 무슨 춤인지 몰라도 진정으로 즐기고 있었다. 춤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저렇게 진심으로 즐길 수 있다면 인생이 참 행복할 것 같다.
정면으로 보이는 할아버지, 춤이 몸에 배어 자연스러운 몸짓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올드 타운이 있는데 별로 예쁜 건물이 있는건 아니고, 군데군데 소규모 공원들마다 고목들이 볼만했다. 바닷가에 성이 하나 있는데 아기자기하고 보존이 잘 되어 있어서 볼만하다. 작은 도시라 해수욕을 할 수 있는 해변이 가까워서 좋다. 10월 말인데도 바다에 들어간 사람도 있고 선탠하는 사람도 많다.
부다페스트에서 올때는 있는 옷을 겹겹이 껴입고 왔는데 여기는 반팔에 반바지, 심지어 선드레스도 입었다. 스페인남부에서 겨울나기를 하면 좋을듯하다. 햇볕에선 덥고 그늘에 가면 선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