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칸테에서 그라나다로 버스를 타고 갔다. 알리칸테에는 바닷가에 버스터미널이 있다. 버스표는 alsa.com 에서 예매했다. 미리 예매하지 않았더라면 못 탈번 했다. 버스는 만석이었다.
무르시아라는 곳에서 30분 넘게 쉬었다 가는데 거기서 사람들이 내리고 다시 타서 좌석을 채운다. 그후에는 한번 휴게소에서 잠깐 쉬었다.그렇게 5시간 좀 넘게 걸려서 그라나다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터미널이 크고 깨끗하다.
알리칸테 버스터미널이나 그라나다 터미널 모두 화장실을 무료로 쓸 수 있다.
그라나다 터미널 에 내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 밖으로 나가면 바로 앞에 33번 버스가 서는데 그걸 타면 시내 중심으로 갈 수 있다. 버스표는 기사에게 사고, 1.4유로 이다.
신기한 건 알리칸테에서도 그랬고 그라나다도 버스번호마다 정류장이 다르다. 우리나라는 버스가 몇 대 서있으면 뒤로 앞으로 뛰어가서 타야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서 좋아 보였다.
그라나다 숙소는 대성당 바로 길건너편 알바이신지구가 시작하는 곳이라 완전 관광중심지라 할 수 있는데, 타파스바 거리에서 골목으로 살짝 들어가 있어서 시끄럽지는 않았다. 구옥을 리노베이션한 곳이라 아랍 건물의 특징인 중정을 둘러싼 집이라서 , 바로 옆에 레스토랑이 있고 골목이 온통 유명한 타파스집들인데도 밖의 소음은 전혀 들리지 않는다. 집안에 있으면 밖에 무슨일이 일어나도 모를것 같다. 거실 창문과 침실 창문 모두 중정으로 나 있는데, 나무로 된 덧문을 닫고 자면 날이 밝았는지 아닌지도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래도 화장실에도 창이 있어서 다 열면 환기가 잘 되는것이 신기했다. 하지만 모든 집이 중정을 향하고 있어서 창문을 열면 다 들여다 보여서 불편했다. 하지만 내부는 잘 고쳐서 아주 편리하고 쾌적하게 지냈다.
전에 그라나다에 왔을땐 스페인 남부 해안을 따라 차를 운전해서 다녔기 때문에 알함브라궁전만 보고 외곽의 주차가능한 호텔에서 하룻밤만 자고 떠나서 시내는 보지 못했었다. 이번엔 알함브라를 외부에서 구경하고, 그라나다 시내를 즐기려고 한다.
첫날 저녁때 도착해서 짐만 풀고 바로 1분 거리에 있는 유명 타파스집으로 갔다. 그라나다는 맥주나 와인, 음료 한 잔을 시키면 잔당 무료 타파스를 한 접시씩 준다. 맥주 두 잔을 시키고 타파스를 두 개 골라 주문하면서 옆테이블에서 먹는건 뭐냐고 물어봤더니 초리쪼라고 한다. 약간 말린 소시지 같은건데 우린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딴 걸 두 개 골랐다. 그런데 초리쪼를 가져다 준다. 우리 이거 안시켰다고 했더니 "for you" 한다. 그리고 우리가 시킨 두 접시가 또 나왔다. 다른 집은 안가봐서 비교는 못하겠지만 타파스가 양이 많다. 몇년전 왔을 때 네르하에서 먹은 타파스는 식어빠지고 양도 적었었는데, 여긴 튀김도 바로 튀겨 나오고 음식들이 다 바로 조리해서 신선하다.
인터넷에서 볼때는 음료가 2유로 라고 했는데, 그새 올랐는지 2.3유로씩을 받았다.
정말 부드럽고 맛있었던 오징어튀김
4박5일을 한 곳에서 있으니 느긋하게 시내를 구경할 수 있어서 좋다. 알바이신 골목을 걷다 길을 잃었다가 조그만 광장이 나타나 알함브라성이 보였을때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희안하게 골목이 막히지않고 이어진다. 막힌 골목같아 보이는데 끝까지 가보면 또 이어진 골목이 나타난다. 그 좁은 골목들에 다 돌이 깔려있는 것도 경이롭다. 전망대 세 곳을 다 가보았는데, 크리스토발 전망대는 뷰가 별로였고,
알함브라 전망은 산미구엘전망대로 올라가는 긴 계단 중간에서가 제일 멋있었다.
9
노을은 니콜라스전망대에서 봤는데 정말 장관이었다. 남편은 속초 우리집에서 보았던 노을이 더 멋있었다고 하는데 ,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속초 우리집에선 매일 거실에서 설악산과 속초시내로 해지는 광경을 볼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