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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코르도바

코르도바 3박4일 22.11.18~21

by 시골할머니

코르도바는 이름은 많이 들어본 도시이고, 세비야에서 마드리드로 가는 길에 있어서 들르기로 했다.


에어비앤비 에서 숙소 예약을 했는데, 어떤 집은 바로 예약이 되는 게 아니라 호스트가 수락하기를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이 집이 그랬는데 ,보통은 기다리면 예약이 수락된다. 그런데 이 집은 우리가 예약 요청한 직후에 다른 사람에게 예약이 되었다고 우리는 예약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왔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황당해 하며 다른 숙소를 알아보고 있는데, 호스트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다른 집이 있는데 관심이 있느냐고. 우리가 예약했던 집이랑 가격이 비슷하다면 하겠다고 했더니 , 원래 가격보다 싸게 주겠다고 한다. 우리가 예약하려 했던 집보다 위치가 더 좋고 더 비싼 집이다. 우리가 하려던 집보다 사흘에 6달러만 더 주고 예약을 했으니 전화위복이 되었다. 가보니 위치가 정말 환상적이다. 메인광장 바로 뒷골목이고, 큰 수퍼마켓도 가까이 있고, 조금만 걸어내려가면 메스키타와 관광스팟인 로마다리가 나온다.







코르도바는 메스키타라고 불리는 대성당이 유명하다고 한다. 대성당은 유럽에서 하도 많이 보아서, 그게 그거 같고 크게 흥미가 없어 굳이 입장료까지 내고 들어가서 보지는 않는다. 코르도바도 그저 도시 분위기를 느끼려고 온 것이다.

그런데 코르도바의 메스키타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아침 8시30분 부터 9시 30분까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고 한다. 또 공짜면 지나칠 수 없지. 금요일에 도착해서 월요일 아침 9시 버스를 타는 일정이라 토요일 아침밖에 기회가 없다.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눈곱만 떼고 긴가민가하며 메스키타로 가 보았다. 아직 시간이 안되어 한바퀴 돌아보는데 바로 뒤 로마다리 쪽에서 해가 떠올라 눈이 부시다. 여행중에 석양은 가끔 보지만 해뜨는 건 처음 본다.

시간이 가까와지니 아무도 없던 문앞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정확히 8시 반이 되니 남자 하나가 나타나 육중한 문을 열더니 사람들에게 들어오라고 손짓을 한다. 정말이네!!












오렌지정원을 지나 성당 안으로 들어가니 어디서도 보지 못한 독특한 분위기의 성당이다. 이스탄불의 블루 모스크가 생각나기도 하고, 아치에 칠해진 붉은색과 베이지색의 조화는 어디선가 미이라가 나타날듯 이집트를 연상케 하기도 한다. 어쨌든 겉모습도 그랬지만 내부도 유럽의 여느 성당들 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꽤 넓어서 다 둘러 보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코르도바는 유명관광지는 아니어선지 관광객이 많이 안보였고 현지인들이 앉아서 또는 길거리에 서서 bar에서 맥주 한잔씩 들고 삼삼오오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올드타운에 좁은골목들은 다른 곳과 비슷하고, 독특한 곳은 한 동네에 각 집들마다 안뜰을 꾸며놓고 사람들에게 구경시키는 골목이 있었다. 사람들이 들어가면 주인이 설명도 하고 , 입장료를 따로 받지는 않는데 알아서 동전을 놓게 접시가 한쪽에 있다. 한 두집 들어가 보았는데 아주 작은 마당에 화분들로 꾸며놓은 건데, 왜 그렇게 개인집을 공개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작은 도시이지만 공원이 군데군데 많이 있어서 여유로워 보인다. 재래 시장에서 배추를 발견해서 김치를 담갔다 . 간단하게 피시소스에 생강, 마늘,고추가루만 넣고 담가도 배추가 고소해서 맛있다. 배추만 보면 반가와서 한통 사게 된다.

김치를 담근 김에 소꼬리를 사서 꼬리곰탕을 끓였다. 요즘 우리나라에선 꼬리를 얼마하는지 모르겠지만 , 여기선 1kg 에 2만원 정도 한다. 소고기가 아주 신선하고 맛있다.








토요일은 그렇게 구경하고, 일요일날 쇼핑거리를 구경하려고 했는데 , 아뿔싸, 일요일은 다 문을 닫는걸 또 깜빡했다. 이제 수퍼가 닫는 건 기억해서 미리 먹을걸 사 놓는데, 중심가 상점들도 닫는다는 건 아직 입력이 안되었나 보다. 이해가 안간다. 일요일날 사람들이 쇼핑을 많이 할 것 같은데.


안그래도 별로 화려하지도 않은데 문까지 다 닫아 쓸쓸한 거리를 하릴없이 거닐다 들어왔다. 저녁준비를 하는데 밖에서 음악소리가 들리는데 무슨 행진을 하나 싶어서 궁금해서 나가보니 , 골목 밖 조그만 성당 앞에서 악대가 연주를 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아닌데 구성원이 꽤 많고 복장도 갖춰 입었다. 집에 돌아 온 뒤에도 연주는 한참동안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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