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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할머니 May 15. 2024

디종

2024. 05. 01. 수요일

종의 숙소를 예약할 때 5시 체크인이라서 안 하려고 했는데, 혹시나 해서 에어비앤비를 통해 문의해 보았더니 전날 비어 있기 때문에 아무 때나 들어와도 된다고 해서 2박을 예약했다. 이상하게 프랑스의 에어비앤비 숙소들은 5시 체크 인이라는 집이 꽤 있었다.


 디종은 관광 도시가 아니라서 오히려 호기심이 생긴다. 디종이라는 이름은 내가 좋아하는 mustard 상표로 유명해서 낯설지 않다. 물론 몽 생 미셸로 가기 위해 서쪽으로 이동하는 중에 적당한 거리에 있어서 선택하긴 했다.

몽 생 미셸로 가기 위해서는 북쪽으로 낭시, 메츠를 지나는 코스도 있는데 낭시와 메츠는 7년 전에 가봤던 곳이라 파리 남쪽을 지나는 디종코스를  선택했다. 이쪽으로 가면 파리 남쪽에 있는 오를레앙과 샤르트르,  루아르 지방의  고성들을  볼 수 있다


3시간쯤 걸려서 디종에 도착했다. 하루 이동 시간을  3시간 정도로만 이동하려고 한다. 최대 4시간은 넘지 않으려고 한다. 숙소에 다 도착했는데 좌회전하자마자 아파트 입구가 있어서 들어갈 찬스를 놓치고 그 블럭을 한 바퀴 돌아서 들어갔다. 건물 아래쪽에 아치 모양으로 뚫린 입구로 들어가는 거라 익숙지가 않아서 놓친 것 같다. 아파트로 둘러 싸인 중정마당에 주차하고 마당 한 편에 있는 화분에 붙어있는 열쇠 박스에서 열쇠를 찾았다. 마당에서 집으로 가려면 건물 사이의  좁은 통로를 통해 문을 열고 큰길로 다시  나가야 현관문이 나온다. 숙소에 체크인할 때마다 무슨 퀴즈풀이 하는 것 같다. 방에 들어가서야 비로소 또 해냈구나! 하는 느낌이다.

저 문으로 들어 가야 하는데 차가 들어 가는 곳 같이 안 생겨서 놓쳐버리고 한바퀴 돌았다.
잘못 번역되어 암호같은 메시지가 오는데, 이걸 해석해서 미션을 완료해야 한다.
화단에 붙어있는 열쇠박스
비밀번호를 맞춰서 열면 이렇게 열쇠가 들어 있다.


좁은 계단을 통해 호스트가 설명한 대로 2층 첫 번째 집 문을 열려니 열쇠가 안 맞는다. 당황했는데 생각해 보니 서양의 2층은 우리 3층이다. 한층 더 올라가 열쇠를 꽂아보니 맞다. 2층집에 사람이 있었더라면 서로 너무 당황했을 것 같다. 정말 오래된 건물을 내부만 새로 고쳐 놓은 집이라 나무 계단은 다 낡아서 닳아버렸다. 조심조심 올라가지 않으면 넘어질 것 같다.

비좁은 나선형계단
닳아버려 위험한 나무계단
삼각형 모양 방이다.


 늦은 점심을 해 먹고 시내 구경을 나섰다. 걸어서 15분 정도 가니 중심가가 있다.
여기 집들은 옛날 모습을 거의 다 간직하고 있어서 고풍스럽고 아름답다.

번화한 길을 따라가니 갑자기 커다란  광장이 나왔다. 한쪽에 궁전이 있고 앞에 반원형의 큰 광장이 있는데 꽤 독특한 형태다. 광장에는 바닥에 분수도 있고 빙 둘러서 레스토랑 카페 등이 있어서 광장에 테이블을 내놓고 앉아 있는 사람들이 많다.

광장을 둘러싼 건물의 지붕위  굴뚝들이 너무 멋지다.


노트르담 성당 옆쪽에 소원을 비는 부엉이 조각이 있어서 나도 만졌다. 옆에 서 있던 아저씨가 왼손으로 해야 한다고 해서 다시 왼손으로 만지며 오래 건강하게 여행 다닐 수 있게 해달라고 빌었다. 시내 길바닥에 부엉이 모양 화살표가 있어서 그걸 따라다니며  보면 볼거리를 다 본다고 한다.

노트르담성당
부엉이조각이 다 닳아서 무슨 모양인지 잘 모르겠다.


성 미하엘 교회 입구 천장과 벽 장식은 어디서도 못 본 형식이다. 화려하고 정교하다.

성 미하엘성당


부엉이는 9번에서 16번까지 밖에 못 봤다.
저녁에 더운물이 안 나와서 호스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호스트가 고장 난 것 같다며 내일도 안 나오면. 이틀 중 하루 치는
환불을 해주겠다고 한다.

집이 좁긴 하지만 불편한 점은 없다. 바로 길 건너에 기찻길이 있어서 소음이 많다는 후기가 있었는데, 우린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고 , 언제 또 기찻길 옆에서 자 보겠어? 하며 예약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침대 옆에는 귀마개가 준비되어 있었다.  

 기차는 꽤 자주 지나갔는데, 파리에서 스위스로 가는 TGV 도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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