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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할머니 May 28. 2024

세고비아

2024. 05. 16-17. 목, 금요일

세고비아에 주차장이 있는 숙소가 없어서 25분 거리에 있는 작은 마을 Otero de Herreros라는 곳에 숙소를 잡았다.


고속도로가 아닌 길로 경로를 잡았더니, 오래 걸리긴 해도 산을 넘는데 산세가 숨 막히는 위용을 뽐낸다. 소가 풀을 뜯는 들판을 지나 조용하지만 꽤 큰 마을에 도착했다.

한계령같은 길을 구불구불 올라왔는데 정상에 순례길표지가 있다. 이런 길을 걷는걸까?무엇보다 차도만 있어서 위험한데



작은 마당이 있고, 호스트의 부모님이 살았던 집인 듯 가구와 사진까지 그대로 있는 시골집이다. 꼭 제주도의 돌집 같은 느낌이다. 날씨가 춥기도 하지만 돌집 특유의 냉기가 느껴진다. 여름에 에어컨이 없어도 시원하겠다. 펠렛난로가 있어서 집에 있는 내내 난로를 켜고 있다. 5월 중순인데 난로라니!  이게 이 동네 평상시 날씨인지 이상기후 때문인지 모르겠다. 여행 와서 한 달 동안 내내 추위에 떨며 다닌다.

사람 보기 힘들었던 마을 광장  


금요일

점심을 싸가지고 세고비아로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아예 점심을 먹고 나가기로 했다. 스페인 날씨는 해가 나면서도 후두두둑 굵은 빗방울이 떨어진다. 소나기같이 지나가는 비다.


알카자르 뒤쪽에 가니 작은 무료주차장이 있어 거기 세우고, 유튜브에서 보았던 알카자르뷰가 나오는 넓은 잔디밭을 찾아갔다. 어떤 블로그에서 놀이터 뒤로 가라고 해서 금방 찾았다. 그 글을 못 보았으면 못 찾았을 것같이 숨어있는데 , 어떻게들 알고 젊은이들이 와서 사진을 찍고 있다. 하긴 나 같은 늙은이도 찾아왔는데.


구글지도에서 보니 로마시대 수로까지 30분이길래 차를 옮기지 않고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초입에 잠깐 길을 헤매는데, 어떤 할머니가 굳이 가던 길을 되돌아와서까지 어디 찾냐고 물어보고 길을 가르쳐주는데 영어를 유창하게 하신다.


오르막길을 걸어 성벽에서 뷰도 보고 산길을 걸어 올라가는데, 경치도 좋고 기분도 상쾌하고 분위기가 그만이라 걸어오길 잘한 것 같다. 처음 계획은 여기서 알카자르뷰를 보고 나서, 차로 수도교로 가서 주차하고 시내를 볼 계획이었는데 걸어가길 잘했다.

도중에 경치가 좋아서 힘들지 않고 딱 걷기 좋았다.

대성당보고 메인거리 통해서 수도교까지 갔다가 다시 대성당을 지나 알카자르 앞쪽으로 이동했다.

수도교는 너무 어마어마해서 현실 같지가 않다. 눈앞에 있는데도 묘하게 현실 감 없이 동떨어진 느낌이랄까!  더군다나 생뚱맞게 바로 앞에 회전목마가  있어서 더 그런 느낌이 들었다. 너무 완벽해서 그럴까?


알카자르 앞의 정원은 잘 꾸며 놓았고 탁 트인 뷰도 좋다. 한쪽으로는 올드타운이 또 다른 쪽으로는 성 밖의 전원 풍경이 펼쳐진다.

티켓판매소옆 카페를 통해 뒤쪽으로 나가니 올드타운뷰가 끝내준다.


돌아오는 길에 길을 잘못 들어 언덕 위쪽으로 가게 되었는데, 유턴해서  돌아 나오는 길에서 본 뷰 또한 기가 막히다.



***** 세고비아 주차장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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