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롭다는 러시아 입국심사가 싱겁게 끝나더니, 에스토니아 입국심사도 일사천리로 끝났다. 예정보다 40분 가량 일찍 새벽 5시에 탈린에 도착했다 . 주차장에 차가 얌전히 기다리고 있다. 여행 떠나기 전에 제일 막막하고 걱정했던 게 탈린에 장기주차하는 문제였는데, 예상외로 쉽게 싼 가격에 해결되었다. 뒷트렁크에 여행가방 한 개를 놔두고 갔다왔는데, 짐도 무사했다.
주차장위치는 터미널건물 입구에 서서 건널목 건너에 보이는 주차장인데, 오른쪽 입구로 들어가야 장기주차가 가능하다.
싸늘한 새벽공기에 서둘러 합살루를 향해 출발했다. 새벽이라 길이 한적하다. 합살루성에 도착하니 7시밖에 안되었다. 성문앞 광장에 차를 세우고 잠시 눈을 붙였다. 1시간 가량 잤나보다. 그런데 이게 화근이었다. 히터도 안 틀고 잠이 들어서 추웠나보다. 내려서 성 안으로 들어 가는데 바람불고 흐린 날씨에 덜덜 떨린다. 안되겠다싶어 차로 돌아가서 바지속에 레깅스를 껴입으니 견딜만 하다. 빈 속이라 더 추운것 같다.
아무도 없는 무너진 성곽을 돌아보다 보니 흐린 날씨효과까지 더해서 분위기가 그럴싸하다.
성을 돌아 보고 바닷가 쪽으로 나가 보았다. 날씨가 이러니 바닷가는 더욱 을씨년스럽다.
어디 따뜻한 데서 뜨끈한 수프라도 마시면 좋겠는데, 마을이 작고 완전 철시 분위기라 일찍 열은 식당도 없다.
다음 목적지인 페르누로 향했다. 워낙 일찍 출발해서, 페르누에 도착하니 오전 11시이다.
여기 숙소는 주인이 이메일로 주차장 출입 키 번호와 아파트 출입문 비밀번호, 방 키번호를 알려 주고, 돈은 방에 두고 가라고 한다. 일찍 체크인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원룸아파트였는데, 작지만 새건물이고 깔끔해서 좋았던 페르누의 숙소
라면을 끓여 먹고 시내구경을 나가려다가, 남편이 아주버님에게서 연락 받을 일이 생겨서 좀 지체하게 되었는데, 이때부터 컨디션이 아주 나빠져서 아예 약을 먹고 자 버렸다. 오후 늦게 일어나 장보러 갈 기력도 없어서 밥만 해서 게살통조림 있던 것을 반찬으로 해서 이른 저녁을 먹었다. 늦게라도 나가려고 하니 비가 마구 쏟아져서 포기하고 일찍 자기로 했다.
안그래도 상트페테르부르크 에서부터 목이 좀 아픈데다가 밤에 이동하고 추운데서 자서 좀 무리가 된 것 같다. 조심해야겠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사람들이 어찌나 담배들을 많이 피워 대는지 도시 공기 전체가 담배연기 냄새가 나는 것 같고 매연도 상당하다. 떠나는 날 저녁에 터미널로 걸어 올 때 강변쪽은 완전 매연으로 가득 차있었다.
이번에는 여행 다니는 동안 거의 실시간으로 블로그에 여행일기를 올렸다. 그럴 수 있었다는 건 그만큼 여유있게 다닌다는 뜻이고, 또 한 두군데 빼고는 다 wifi 가 잘 되어서 가능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