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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트비아에서 리투아니아로

2017. 09. 21

by 시골할머니

또 밤새 비가 왔나 보다 창문 밖 가로수 위쪽이 빨갛게 물든 게 더욱 선명하게 보여 예쁘다.

출발하자마자 슈퍼마켓부터 들렀다. 물을 사고 점심으로 먹을 빵과 연어샐러드를 샀다.


바우스카에 왔으니 우선 바우 스카 성을 봐야지.

별로 기대하지 않고 갔는데 예상외로 멋지다. 우선 입지가 독특하다. 강을 양쪽에 끼고 길게 튀어나온 곳에 자리 잡았다. 강은 깊어 보이지는 않는데 물살이 빠르게 흐르고 있다. 강변에 자리한 예쁜 집들이 평화로워 보였다.

성은 한쪽은 무너진 대로 두고 한쪽은 새로 복원해 놓았다.

나는 번듯하게 고쳐놓은 것보다는, 낡고 무너진 대로 보존해 놓은 아름다움을 더 좋다.












룬달레 궁전까지는 10여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비가 쏟아진다. 쉽게 그칠 것 같지 않아서 어떡하나 망설이다가 , 기왕 온 거 보고 가자 하고 비가 좀 뜸한 틈을 타 우비를 입고 성으로 향했다.








성 외부는 아담하고 예쁘다.

입장료를 받는 정원을 보고 갈까 하다가 비도 오는데 정원구경도 좀 귀찮아져서 궁전 티켓 오피스까지만 살짝 내부 모습을 보자 하고 들어갔더니, 안에 레스토랑도 있다.

건물 1층은 들어갈 수 있길래 화장실이나 쓰자하고 표지판을 따라가니 화장실은 지하에 있다. 화장실 밖에는 기념품 상점이 있고, 전시된 물건들이 있어서 구경하다 보니 , 옛날 성에서 나온 물건들과 성의 역사 등을 전시해 놓은 전시실이 안으로 죽 이어져있다.




문 손잡이에도 멋을 부렸다.


문 잠금장식이 정교하고 아름답다.




귀면와 느낌




흥미롭게 구경하고 나와서 1층 중앙에 있는 로비로 가니 유리창 밖으로 정원이 다 내다보인다. 인공적으로 꾸며 놓은 정원이 아름답긴 하지만 내 취향은 아니다. 입장료를 받는 정원을 이렇게 보여 주다니 인심이 좋다.



나오는 길에 사과나무가 가득한 마당에 사과가 잔뜩 떨어져 있는데, 사람들이 주워서 먹기도 하고 가져가기도 한다. 한 개 주워서 맛을 보니 상큼하고 맛있다. 성한 것으로 몇 개 주워왔다. 여기는 이런 낙과 같은 작고 못생기고 흠집 있는 사과들을 시장이나 슈퍼에서 판다. 우리나라에서는 상품가치가 없다고 여겨질 것들이다.


이제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니우스를 향해 3시간 남짓 달려야 한다. 비가 많이 쏟아진다.

중간에 도로공사 때문에 통제구간이 있어서 20분 이상 지체하는 바람에 집주인과의 약속시간에 겨우 대어 왔다.


빌니우스의 숙소는 올드타운의 시청광장에서 1분 거리이다. 러시아처럼 안뜰로 들어와 계단을 올라온 2층인데, 겉모습은 매우 낡고 계단은 오래되어 나무계단이 다 닳아진 상태인데 집 내부는 현대식으로 싹 고쳐 놓았다. 이번 여행에서 잔 숙소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든다.







창문으로 내다보이는 안뜰


오른쪽 아래 장작쌓아놓은 아치문이 출압구


20170922_105710.jpg 종탑아래 보이는 집이 숙소. 윗사진 아치문을 나서면 바로 이 골목.


이번 여행엔 호텔보다 아파트에서 많이 묵어서 현지인들 삶을 조금은 엿볼 수 있고, 우리도 조금은 현지인이 된듯한 기분을 맛볼 수 있어서 좋다.


가까운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아 푸짐한 저녁식사를 차렸다.

와인에 돼지 목살구이에 감자, 양파, 양송이 볶음과 싱싱한 샐러리.

리투아니아는 물가가 싼 것 같다.

돼지고기 520g 에 2.5€-3400원 정도이고, 애플망고 하나에 1.5€- 2000 원 정도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환율을 착각해서 물가 싸다고 만 원짜리 망고를 사 먹었었는데 여긴 너무 싸서, 무조건 장바구니에 집어넣었다.

만 원짜리 망고가 비싸긴 해도 향이 진하고 맛있었는데 이건 맛이 어떨까 기대된다.

이틀 묵어 가는 김에 달걀도 6알 샀다.

여행 다니면서 달걀을 사 먹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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