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직러가 되기 위한 첫걸음, 드디어 호구 탈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첫 직장에 사직서를 제출하며 환승이직에 성공했다. 하지만 나는 현 직장에서도 아주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게 내 운명인가) 힘이 드니 바쁘다는 핑계로 미뤘던 브런치스토리가 생각났고 그렇게 한 달 전 서랍에 적어둔 이 글을 꺼내보게 되었다. 나는 나 살자고 글을 찾는 이기적인 사람인 듯하다.
아무튼 지금은 새 직장에서 한 달 정도 근무하고 있고, 지옥 같은 첫 직장의 역시나 지옥 같았던 탈출 과정과 현 직장은 왜 천국이 아닌지 기록하며 내 감정을 다스리고 어루만지고자 차례로 글을 써보려 한다.
먼저 내 분노가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새 회사에서 오퍼레터를 받은 그 주, 평소라면 참고 넘어갔을 법한 일들도 짜증이 나기 시작했고, 잘 지내던 동료에게도 참지 못하고 버럭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다른 직장인들이 하듯이 내 의견을 피력한 것뿐이었는데, 평소엔 얌전했던 내가 그러니 다들 꽤 눈치를 살피는 느낌이었다.
아직도 이 회사는 내가 속한 부서를 그저 짬처리하는 잡일 부서로만 인식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매니저를 잡고 설명하고 설명해도, 내 업무는 '별것 아닌 것'이었고, 정시 퇴근하니 '일 없는 애'였다. 매니저이자 한국 지사장 격인 사람이 자질구레한, 경영지원이라고 명명하기에도 부끄러운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넘겨댔다. 마음에 불꽃을 불러일으켰던 일 중 하나는, 얼마 전 아시아 지역 임직원이 방문했을 때였다. 소속 부서가 있고 어린 인턴도 있건만 굳이 내게 와서 점심 주문을 시키는 매니저의 모습에 이곳에서 나는 잡일 서포트로 낙인찍혔다는 걸 느꼈다. 나아가 임원 중 한 명이 '감자튀김'이 드시고 싶으시다며 나가서 하나만 사 오라는 말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열 뻗치는 반항심에 그 길로 어플을 켜고 보란 듯이 배달을 시켰다(물론 법카로).
그리고 또 하나는 전반적인 회사의 분위기가 한 부서만을 위해 흘러가는 점이었다.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겠지만 읍아수유라고, '힘들다', '일 많다' 징징대니 다 들어주고 그들의 일을 우리에게 떠넘기려고 했다. 그 팀에서 '할 수 있다'라고 말해 시작한 프로젝트도 결국 우리 팀에서 서포트해 줄 것을 요구했고 해외 출장까지 가게 만들었다. 내가 다니는 3년이 다돼가는 기간 동안 항상 그래왔다. 그나마 함께 일하는 차장님이 오셔서 대우가 좀 나아진 것이 버틸 힘이 되었다.
이렇게 조금의 존중도 없는 곳에서 더 이상 밝은 모습으로 하루하루를 보낼 자신이 없었다.
미친 듯이 이력서를 넣으면서는 연락을 곧잘 받았다. 지금 합격한 곳은 약 넉 달 전, 사전 인터뷰를 보고 인적성을 마친 뒤 1차 면접을 진행했다. 그리고 한 달가량 홀드가 되어 마음을 많이 졸였다. 그사이에 다른 회사에서도 연락을 받아 면접을 준비하던 중 첫 번째 회사의 2차 면접 스케줄이 잡혔다. 인성 면접이었던 2차 면접을 무난하게 마친 뒤에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간절한 마음은 하루가 다르게 커져갔는데, 확정이 되지 않은 이상 붕 뜬 마음을 최대한 누르며 분노를 참아내자 싶었다.
그렇게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상황 속에서 불안한 나날을 보내던 찰나, 11월 말, 금요일 Offer Letter라는 제목의 메일을 받았다. 받는 순간 안도감 반, 함께 일하는 차장님에 대한 미안한 마음 반이었다. 눈물이 그렁그렁해져서는 차장님을 비롯한 다른 친한 동료분들에게 소식을 전했고 그렇게 퇴사 준비를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