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한 달째, 나는 어디까지 무너질까
다시 눈물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애써 잘 버텼고 잘 참아왔다 생각했는데 이별 후 한 달이 지난 지금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이야기를 꺼내거나 추억이 깃든 장소를 지나면 어느새 눈물이 그렁그렁, 그 사람이 떠났다는 사실이 더 여실히 느껴진다.
가끔, 아니 계속 고민한다. 내가 그리운 것은 그 사람을 아직 사랑해서 그런 건지 그저 옆에 있을 누군가가 필요해서 그런 건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후자 같아서, 당장 누군가의 사랑을 그렇게 받은 적이 처음이라 놓지 못하는 것 같아서 연락을 주저하게 된다. 덕분에 자존감과 명예(?), 인권(?)을 지킬 수 있다.
사실 완벽히 지키지는 못했다. 주선자를 통해 그 사람에게 전화해 달라고 부탁했고 스피커폰으로 연결하여 목소리를 들었다. 생각보다 더 담담하고 모든 관계가 끝났다는 듯 내 이야기를 하는 모습에 나는 더 무너졌다. 주선자 친구가 안된다고, 안 하는 게 나을 거라고 했을 때 더 조르지 말고 그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비참하게나마 목소리를 들은 후 지난 한 주는 마치 헤어진 초반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괜히 낫지도 않은 상처를 들쑤신 기분. 어떻게 이런 종류의 아픔이 존재할 수 있는지 남들 다 겪는 이별을 이제야 겪는 늦깎이는 여전히 낯설기만 하다.
수백 번을 생각해 봐도 연락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수십 개, 연락해야 하는 이유는 내 마음이 힘들고 보고 싶다는 단 하나.
친구는 그 사람을 위해서라도 연락하지 말라고 나를 설득했다. 그 사람은 지금 심적 여유가 없어 보이니 내가 연락하면 더 힘들 거라고 그 사람을 생각해서 놓아주자고 했다. 너무 힘들어 보이고 안쓰럽지 않냐고 했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다.
지금 이렇게 구질구질한 마음을 갖는 게 아직 미련이 철철 흘러서 그런 것 같아 눈 딱 감고 모든 걸 내려놓을까 고민한다. 마음의 밑바닥까지 다 꺼내서 더 이상 보여줄 수 있는 게, 할 수 있는 게 없을 때까지 매달리고 싶다. 아무렴, 나를 만나겠다고 차를 사고, 평택에서 인천으로 이사와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만날 수 있는 곳에 있는 사람을 어떻게 쉽게 잊을 수 있을까.
제발, 이 시기가 무사히 그리고 조용히 지나가길 바라는 요즘이다. 제발, 모든 걸 버리고 그를 붙잡는 일이 없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