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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지영 Jun 08. 2022

엄마의 젊은 날을 같이 여행하자



네가 순전한 얼굴로 낮잠을 자는 동안 엄마는 밀린 설거지를 했어. 뽀독뽀독 소리 나게 그릇을 닦고 행주도 삶고. 수증기가 피어오른 거실에서 더운 공기를 마시며  편지를 . , 좋아하는 플레이리스트도 틀어두고.



찬송아. 어떤 노래는 지나온 시간을 떠올리게 만들어. 너를 돌보고 살림을 하며 정처 없는 하루를 살다가도 노래에 기대면 그곳 그 시절에 잠시 머물 수 있단다. 그렇게 음악은 시간을 여행하게 해. 어쩌면 타임머신 같기도 하네.



작은 너 하나 키우는 게 너무도 막중해서 온 정성을 쏟다가도 문득 멍해질 때가 있지. 그러면 떠나보낸 꿈이 슬며시 고개를 들어. 당분간 꺼내지 않겠다고 묻어두었는데도 자꾸 문을 두드리는 거야. 꽁꽁 닫은 문틈 사이로도 그것들이 새어 들어올 때 엄마는 노래를 틀어. 잠깐 그곳에 다녀오면 다시 빗장을 잠글 수 있거든. 충분해. 이제는 네가 웃고 먹고 자라는 게 나의 가장 큰 꿈이야.



네가 엄마,라고 말할 날이 언제쯤 올까? 마주 앉아 각자 바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날은 더 긴 시간이 걸리겠지. 그날이 오면 이 노래를 들려줄게. 엄마의 젊은 날을 같이 여행하자. 그리고 새로운 꿈을 꾸는 거야. 일단은 행주부터 널어야겠지만. 그날이 더디지만 속히 오리라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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