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는 동안 아기는 바다를 자장가 삼아 잠이 든다는 동요, 엄마가 불러준 적이 있었나? 그 장면을 생각하면 괜히 쓸쓸한 기분이 들어서 아마 안 불렀던 것 같아. 아기가 혼자서 괜찮나? 울다 지쳐 잠든 건 아닌가 걱정도 되고 말이야
최근에야 알게 된 건데 뒷 이야기가 있었더라고. 굴을 캐러 갔던 엄마는 아기가 자꾸 눈에 밟혀서 결국 바구니를 다 채우지도 못하고 모랫길을 달려온대. 그럼 그렇지. 엄마는 그럴 수밖에 없지
네가 태어난 지 반년. 이제 너의 세상도, 엄마의 세상도 커질 때가 온 것 같아. 아직까지는 너에게 내가 전부일지 몰라도 곧 많은 것들이 너를 채울 거야. 기어서 방 문턱을 넘고, 발을 딛고 서는 만큼 확장되다가 나중에는 끝 모르고 커지겠지.
정오의 태양도, 성긴 파도도 만나보렴. 구름을 친구 삼아 정처 없이 걸어도 보고. 그러다 낡고 기울어지는 마음이 들 때 언제든 집으로 돌아와. 너의 세계가 얼마나 커지든 언제까지나 너는 나의 아기니까 모랫길도 한달음에 마중 나올 준비를 하고 있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