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요즘 엄마 아빠가 입버릇처럼 꺼내는 말이 있어. 뭐냐면, ‘우리 이제 이것도 마지막이겠지?’
나는 다니던 회사를 잠시 내려놓았어. 당분간 집 밖에 나가지 않고 온종일 너와 함께 하겠지. 좋아하던 커피도 마시지 못할 거야. 걸으며 소복한 눈을 밟는 것도, 바다를 따라 드라이브하는 것도 할 수 없겠지. 네 아빠와 오붓한 저녁 식사도 무리이려나.
네가 세상에 나오면 아직 혼자서 살아가기 어려워서 우리가 온 마음 다해 지켜줄 거거든. 우리의 눈길과 손과 발, 귀까지 전부 너에게로 향할 거야. 그러기 위해서 네가 나오기 전 일상과 송별의 시간을 잘 보내고 있단다.
대신 처음인 것도 생길 거야. 네 존재, 네 울음과 웃음소리, 잠든 네가 깨지 않게 소곤소곤 말하는 우리의 모습. 너 하나로 인해 마음 졸이고 밤을 꼴딱 지새우는 책임감. 그런 건 다 정말 처음이니까. 우리 둘이 힘을 합쳐 다정하고 안락한 미래를 만들어 줄게.
찬송. 세상은 참 오묘해. 시작 끝에 마지막이 있지만, 마지막의 끝에도 새로운 시작이 있어. 그렇게 사람들은 계속 살아가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