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간호사 선생님들이 두 눈을 의심해서 세 번이나 측정한 너의 무게는 정확하게 4킬로그램. 덕분에 퇴원할 무렵에는 우량아 출산 기념 선물까지 품에 안아 들고 왔어. 이미 뱃속에서 다 큰 건지 살이 포동포동하게 올라서 너는 모두가 안아보고 싶어 하는 신생아실의 VIP였어. (근데 그날 태어난 아기는 네가 유일해서 모두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조건이기는 했다만.)
오른쪽 눈만 겨우 뜨고서 허공을 응시하는 네가 혹시나 우리를 알아볼까 해서 엄마 아빠는 유리창에 이마를 딱 붙이고 너를 보았어. 마트에서 집까지 카트에 싣고 오던 작은 쌀포대 하나가 딱 4키로였는데. 이제 4키로는 나의 심장을 쿵 내려앉게도 하고, 이 땅에서 천국을 살게도 만들어. 엄마 아빠가 살면서 부여받게 된 미션의 무게감이랄까.
네가 어떠한 모습으로 자라나던지 너를 처음 만난 날의 체온과 무게를 기억한다면 아무렴 다 괜찮을 것 같아. 온 우주에 하나님과 나만이 존재하는 것 같은 고통의 시간이 지나가고, 의사 선생님이 세상에 나온 너를 내 가슴 위에 올려둔 순간. 이렇게 큰 네가 내 안에 있었다니. 그리고 이렇게 작다니. 또 이렇게 뜨거울 수 있다니. 그날 나는 세상에서 가장 뜨겁고 또 묵직한 선물을 받은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