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지영 Sep 11. 2022

너를 돌보는 건 나를 돌보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찬송. 하루에도 여러  교감을 하는 우리지만 매일 저녁 샤워  네가 있는 부위에 오일 마사지를  때에는  마음이 더욱 각별해지는데 거기 있는 너에게도 전해질까?


네가 태어나고  뒤에 늘어난 살성이 원래대로 회복되려면 로션이나 오일발라 관리해줘야 하거든. 덕분에 평소에는 눈여겨보지 않았던 나의 몸에 대해서 탐구하는 중이야.  왼쪽 어깨가 오른쪽보다 손가락 한마디 정도 좁다는 , 허리와 엉덩이 그리고 뒷허벅지가 다른 부위보다 차가운 , 임신 전보다 가슴이 부풀어 오른 , 무엇보다 네가 자리하고 있는 배가 하루가 다르게 거대해지는 것을 알게 되었지. 나는 아무것도   없는데 스스로 자라는 너를 보면 경이로워서  위에 손을 얹고 가만히 쓰다듬게 .


무튼 오일을 바르고 천천히 문지르다 보면 근육이 이완되고 피부가 촉촉해지는 게 느껴져. 십분 남짓 할애하는 그 시간이 처음에는 귀찮았는데 이제는 하루 중에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 되었어. 내 몸을 아끼고 보살피는 게 생각보다 큰 만족감을 주더라고. 지난날 피부가 건조하다고 비명을 질러도 외면했던 내가 바보같이 느껴질 정도. 너를 돌보는 일이 어느새 나를 돌보는 일이 되었어. 내 몸을 아끼는 법을 알려줘서 고마워. 너는 태어나기도 전에 큰 일을 해낸 거야.


태어나면  피부에도 로션을 발라줄게. 어떤 느낌인지 경험해보렴.


너와 함께하는 서해 바다
이전 03화 너는 그저 내게 맡겨졌을 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