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쓰기] 백발백중 연애의 기술을 알려드립니다

by NO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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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노파입니다.

한파에 다들 잘 싸매고 다니시는지요. 이런 날씨에 어울리는 후끈후끈한 이야기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틴더로 만난 남자


남자는 틴더로 만났다고 했습니다. 틴더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가입자의 90퍼센트가 남성일 거라고 암암리에 알려진, 그 중 보통의 연애를 원하는 남자들은 10퍼센트밖에 안되고 나머지 90퍼센트는 오직 붐붐만을 원한다고 알려, 남성 호르몬 가득한 데이팅 어플이 틴더입니다.


물론 데이트라는 것이 결국 붐붐을 향해 가는 과정이긴 합니다만, 서로에 대한 탐색 없이 다짜고짜 붐붐부터 찾는 남자들에게 여자들은 매력을 느끼지 않습니다. 오히려 위협을 느낍니다. 그러므로 붐붐만을 원한다 하더라도, 일단은 옷을 입고 대화를 나누시는 게 좋겠습니다.


아무튼 그런 악명이 있는 틴더에서, 이 남성은 굉장히 예의 바르고, 수줍게 다가왔다고 했습니다.


예의바름과 수줍음


예의와 수줍음은 의외로 여성들에게 강력하게 어필을 하는 매력 중 하나입니다. 원래 매력은 흔하지 않은 것으로부터 느껴지는 법이지요. 때문에 요즘처럼 하나같이 똑똑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들 사이에서 겸손하고 수줍은 사람을 보게 되면 눈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감 넘치고 똑똑한 (척 하는) 사람들이 지겨워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여성분들은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사상에 경도되지 않은 남성분들을 특히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는 '프로 연애남'


문제는, 틴더에서 만난 이 남자가 실제로 수줍고 예의바른 사람이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여자들이 그런 남자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자기자신을 그런 사람인 척 꾸며 여자들을 만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꽃뱀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계속 만나듯, 친구는 이미 좋아하게 된 마음을 돌이킬 수가 없어 그런 것쯤 이해할 수 있다고, 느닷없이 관대한 대인배가 되어 계속 남자를 만났습니다.


저는 그런 친구를 굳이 말리지 않았습니다. 그가 프로라는 사실은 저보다 친구가 더 잘 알고 있었고, 그런데도 좋다는데 굳이 나서서 친구의 행복을 꺾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남의 일에는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이 제 삶의 작은 원칙이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원래 그런 성격도 아닌 사람이 친구의 마음에 들려고 애써 수줍고 예의바른 척 한다는데, 이 얼마나 노력이 가상합니까? 어차피 친구에게는 뜯길 돈도 없으니 마음껏 행복을 빌어줬습니다.


게다가 이 프로연애남이 보여주는 연애의 기술은 어디서 돈을 주고 배울 수도 없는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남자의 레몬나무


남자는 친구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씨앗부터 심어서 기른 레몬 나무에 대해 이야기를 해줬다고 합니다. 레몬 씨앗을 심는 남자라니, 얘기만 들어도 호감지수가 마구 상승합니다.


정말 되는 걸까? 생각하며 볕이 잘 드는 곳에서 꽤 오랜 기간 정성을 들여 물을 주었더니 어느날 뿅하고 싹이 올라왔더랍니다. 그 말을 하는 남자의 열띤 얼굴이 얼마나 사랑스러웠을지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코인이고 부동산이고, 맨 돈 얘기만 하는 남자들만 만나다가 레몬 씨앗을 심어 싹을 틔운 얘기를 하는 남자를 만나게 되면, 정말이지 청포도 향이 물씬 날 것 같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 남자는 프로입니다. 여자들이 무엇을 좋아하는 지를 정확하게 알고 매처럼 날카롭게 공략을 하는 사람입니다. 말 그대로 연애 지능 만렙의 천재인 것입니다. 그래서 친구를 만나는 동안에도 다른 여자들을 서너명 더 만나고 있었고, 그 모든 여자들이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남자와의 연애를 이어갔다고 합니다. 우리는 분명 이 프로에게서 배울 것이 있을 겁니다.


프로의 기술


그리고 남자가 친구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을 때, 저는 왜 여자들이 이 남자에게만큼은 관대해질 수 밖에 없는 건지, 비로소 알게 됐습니다. 붐붐따위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긴장해 있는데, 남자가 대뜸 친구의 손을 끌더니 베란다로 나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키가 제법 큰 나무 앞에서 남자는 "이게 그 나무야" 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씨앗부터 키워 온 그 레몬 나무라고 말이지요. 그러더니 잎을 한 장 따 손으로 잘게 찢어 친구의 코앞에 들이대고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맡아봐, 레몬 냄새 나."


저는 그 얘기를 듣고 무릎이 꺾이고 말았습니다. 이 남자가 그렇게 여자들에게 찢어바친 레몬 잎이 몇 장이 될지 감도 오지않지만, 그 순간만큼은 이 남자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와.. 이래서 꽃제비한테 물리면 놓아주기 전까지는 헤어나올 수 없다는 거구나..


정말 제비였던 건지, 남자는 친구에게서 뜯어낼 돈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이별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아, 돌이켜 생각해 보니 전세 사기 당했다는 얘기도 돈 뜯어내려고 한 것이었군요! 다행스럽게도 친구는 정말 돈이 없었습니다. 가난이 늘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하룻밤의 꿈같은 이야기는 그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우리는 레몬나무를 길러야 합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날, 저는 집에 돌아와서 제 레몬나무의 잎의 갯수를 세어보았습니다. 총 예순두 명의 남자에게 뜯어줄 레몬잎이 있었습니다. 무척 든든했습니다. 자, 이제 여러분이 레몬나무를 기르셔야 할 이유가 또 하나 생기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레몬나무를 길러야 합니다.


KakaoTalk_20221216_174211125.jpg?type=w1 돌아와보니 두번 째, 세번 째 레몬 꽃이 피어있었고 첫 번째 꽃에서는 손톱만한 레몬이 맺혀 있었습니다. 말은 저렇게 했습니다만, 저는 사실, 남자보다 레몬나무가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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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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