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기다리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제는 꿈에 그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꿈에서 그는 모락모락 김이 나는 향긋한 빵을 사주며
여기서 잠시 기다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꿈에서도 그 사람을 기다렸습니다.
어느덧 향기는 사라지고 빵은 차가운 돌덩이가 되었지만
그 사람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아, 이제 정말 돌아오지 않는 것이구나.
저는 주섬주섬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기다리는 마음도 챙기고 서운한 마음도 챙겼습니다.
챙기고 보니 전부 제 마음이어서 누구를 원망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저는
돌처럼 단단해진 빵들을 잘게 쪼개어
조각난 마음들과 함께 조물조물 섞었습니다.
섞고 보니
어느 것이 빵이고 어느 것이 마음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애초에 마음이란 것이
식기도 잘 식고 굳기도 잘 굳는
빵 같은 것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큰 화분을 꺼내어
빵과 마음의 조각들을 화분 깊숙한 곳으로 쏟아부었습니다.
빵 같은 마음, 마음 같은 빵의 조각들이
화분 바닥을 뒹굴었습니다.
저는 그 위로 흙을 덮어주었습니다.
많은 양의 흙을 푹신하게 덮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레몬 씨앗을 심었습니다.
씨앗은
기다리는 마음, 서운한 마음, 돌덩이 같은 마음을 먹고 꿈을 꾸다가
어느날 문득 싹을 틔울 것입니다.
이내 가지를 드리울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가지의 끝에서 레몬이 열릴 것입니다.
그러면 저는 레몬을 한 개 따서 베어물으며
마음의 맛이 참으로 시큼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더는 기다리지 않게되어
좋다고 말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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