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쓰기] 공부 비결
안녕하세요, 노파입니다.
친구가 의대 편입을 준비 중입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나이가 있다보니 부모님께 지원을 받아 공부하는 것이 마음이 편치 못한가 봅니다. 그래서 일과 공부를 병행하느라 심신이 많이 지친 상태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시간을 분절하여 토막 공부를 하다보니 자꾸만 시험 기간이 길어집니다.
30대에 전문직으로 직종을 바꾸려는 사람들
사실 30대 중에는 친구처럼 전문직으로 직종을 바꾸기 위해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힘들게 취직해서 회사를 들어갔더니 월급은 쥐꼬리에 그나마도 정년 보장도 안 되기 때문입니다.
정년은 커녕 40대에도 퇴직을 강요당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그래서 역시 전문직이 답이다, 하면서 의대, 약대, 로스쿨로 눈을 돌리는 겁니다.
제 주변에는 유독 이런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대부분은 20대 중후반에 행시나 외시, 아니면 회계사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일부는 합격을 했고 일부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옆에서 그 친구들을 주의 깊게 살펴본 결과, 저는 성패를 가르는 한 가지 중요한 요인이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설거지를 할 때는 설거지만 해야한다' 는 것입니다.
공부를 할 때는 공부만 할 것
서른이 넘은 나이에,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큰 시험을 치르겠다고 결심했다면, 가장 먼저 돈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그 기간 동안 소요되는 돈을 어떻게 조달할지에 대한 정확한 계획이 있어야 합니다.
다행히 회사 다닐 때 저축해 놓은 돈이 좀 있다면, 집에 손을 벌리지 않고도 2, 3년은 공부에만 집중하는 것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엔 부모님께 부담을 드리는 것이 죄스러워 최소한 생활비는 제 선에서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죄송스러운 마음이야 십분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험을 보겠다고 결심을 하셨다면, 차라리 나쁜 자식이 되어 온전히 부모님께 의지해 공부에만 집중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편이 성공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만일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만일 부모님께서 지원을 해주실 수 없는 상황인데, 거기다 저축해놓은 돈도 없는데, 그럼에도 시험을 보겠다고 결심을 하셨다면, 2년 정도는 눈 딱감고 일용직을 전전해서라도 돈을 모으신 후에 공부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그렇지 않고 일과 공부를 병행해서 한다면, 시험 기간이 무한정 늘어지게 됩니다. 긴 시간, 고통의 터널을 지나 마침내 시험에 합격하게 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시험 기간이 길어질수록 시험에 붙을 확률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은 이런 사람들과 경쟁을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경쟁해야 하는 사람들
제가 인생에서 유일하게 공부만 해도 됐던 시절에, 그러니깐 고등학교 3학년 때, 저는 수능이라는 큰 시험을 앞두고 이렇게 공부를 했습니다.
하루 중 밥먹는 시간 10분, 씻는 시간 10분, 자는 시간 5시간, 조는 시간 30분을 제외하고 모든 시간을 공부에 쏟았습니다. 말 그대로 자는 시간 외에는 전부 공부했습니다.
20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학교를 오갈 때에도 수첩을 보며 무언가를 외웠고, 쉬는 시간에도, 점심시간에도, 수업 전후 소란스러운 와중에도 계속 무언가를 읽고 외웠습니다. 밤에 집에 올 때는 수첩을 볼 수 없으니 이어폰으로 영어 듣기 평가를 들으면서 길을 걸었습니다.
시험기간에는 더욱 극단적으로 공부시간을 늘렸습니다. 시험을 마치고 11시에 집에 돌아와 자는 한 시간, 그게 그날 자는 잠의 전부였습니다. 그렇게 4일 동안 하루에 한 시간씩만 자면서 공부를 하면, 어떤 때는 코피가 일주일 동안 쏟아지기도 합니다.
그럼 조용히 닦고 다시 공부를 했습니다. 코피가 묻은 흔적은 반드시 조용히 처리해야 합니다. 엄마가 알면 당장 자라고 불을 끄는 통에 실랑이를 벌이느라 공부할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웃긴 일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경주마처럼 공부를 하다보면 웃긴 일도 벌어집니다.
그날도 수첩을 펼치고 단어를 외우며 좁은 골목길을 가는데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보니 바로 옆에서 빨간 스포츠카가 한 대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나때문에 못 지나가고 있었나싶어 얼른 길 한쪽으로 물러섰으나 스포츠카는 앞으로 갈 생각을 않고 계속 제 옆에 붙어갔습니다. 보아하니 운전자는 아까부터 제 걸음 속도에 맞춰 계속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스포츠카가 완전히 오픈되어 있어 안을 들여다볼 수 있었는데, 운전석에는 30대 중반의 남자가 앉아 운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특이한 점은 남자의 아랫도리가 벗겨져 있었다는 겁니다. 자세히 보니 한 손은 운전대를 잡고 있었고 다른 한 손은 자신의 성기를 쥐고 흔들고 있었습니다.
아, 자위 중이구나. 저는 이내 시선을 수첩으로 돌려 계속 단어를 외웠습니다. 잠자는 시간 외에는 전부 공부를 해야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저는 자위하는 남자를 실은 빨간 스포츠카와 함께 15분을 걸었고, 사람들이 분주히 오가는 오거리에 다다라서야 남자와 헤어질 수 있었습니다.
아마 여러분의 경쟁자들도 이런 사람들일 겁니다.
아마 여러분들의 경쟁자들도 이런 식으로 공부를 하는 사람들 일겁니다. 옆에서 팬티를 까고 고추를 흔들든 말든 극도의 집중력을 발휘하여 하루에 18시간씩 공부를 하는 사람들 말입니다.
그러니 일과 병행을 해서는, 노동에 지쳐 피곤한 눈으로 기껏해야 하루에 8시간씩 책을 들여다봐서는, 이들보다 높은 점수를 얻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므로 인생을 한 번 바꿔보겠다는 어마어마한 결심을 하셨다면(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존경스럽긴 합니다), 그 기간만큼은, 나쁜 자식이 되어 부모님께 온전히 의지하시거나, 아니면 2, 3년 정도 돈을 벌어놓은 후에 일을 도모하시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공부 기간을 설정하셔서, 그 이후에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공부에서 손을 떼시기 바랍니다. 합격해서 손을 떼는 것이 가장 좋겠으나 1점 차로 떨어졌다고 해도 손을 떼셔야 합니다. 모두가 그분처럼 9수를 할 수 있는 환경에서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정한 기간을 어기는 그 순간, 고시 폐인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고시도 도박못지 않게 무서운 중독입니다.
미쳐서 하거나 아예 안 하거나.
이 두 가지가 여러분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선택지입니다.
부디 이 둘 중에서만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저는 후자를 선택했고
제 환경에서는
가장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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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
https://blog.naver.com/nopanopanopa/222979423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