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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PA Sep 13. 2023

작가와 돈과 이도저도 아닌 사람에 대하여

[노파의 글쓰기] <글쓰기에 대하여> 3, 4장_마거릿 애트우드


�<글쓰기에 대하여> 3장~4장

� 핵심 주제 : '작가와 돈과 예술'


� 

"나는 한순간도 내가 글쓰기로, 나이 내가 쓰는 분야의 글로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 우선 내가 쓰던 글의 대부분이 시였습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어요. .. 예술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는 런던, 파리, 뉴욕과 같은 타지이며, 캐나다 작가는 같은 국민들에게 열등함을 넘어 불쌍하고 한심하고 허세스러운 사람으로 간주된다는 걸 의미했어요. .. 글쓰기를 업으로 삼고 싶으면 오직 예술이 좋아서 해야 했어요. 글이 돈이 될 거라는 희망이 너무 옅었기 때문입니다.”

작가와 돈에 관한 이야기만큼 재밌는 소재도 없습니다. 작가는 크게 세 부류로 나뉩니다. 돈을 좇아 자극적인 것만 써대는 자본주의 형 작가와 최고의 미를 구현하기 위해 투신하는 예술가 형 작가와 이도 저도 아닌 저 같은 그레이 계열의 작가가 있습니다. 사실 제 경우엔 예술을 위해 작가가 된 것도 아니고, 돈을 벌려고 작가가 된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냥 어쩔 수 없이 쓰게 됐습니다. 왜 어쩔 수 없었는지는 아래 '단식 광대'가 설명해줄 겁니다. 


"프란츠 카프카의 <단식 광대>를 떠올려봅시다. 그는 스스로 욕구를 억제하는 옛 기독교식 금욕주의처럼 우리안에 처박혀 금식을 합니다. 유행이 변하면서 단식 광대는 서커스 우리 외딴 구석에 처박혀 사람들에게 까마득하게 잊힙니다. 결국 사람들이 썩은 짚단을 쿡쿡 찔러보다 죽어가는 그를 발견하지요. 다음은 그 후의 상황입니다. 

“늘 여러분이 저의 단식 기술에 감탄했으면 했습니다. 하지만 감탄해선 안 돼요.” 

“왜 감탄하면 안 되는 거야?” 

“어쩔 수 없이 단식을 하는 거니까요.” 

“왜 어쩔 수 없다는 거야?” 

“왜냐면  ..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을 수 없거든요. 찾을 수만 있었다면, 정말이지 절대 어떤 소동도 안 벌이고 당신이나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배불리 먹었을 겁니다.” 

� 

제가 딱 이 단식 광대입니다. 도무지 적성에 맞는 일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글을 쓰는 것 외에는 세상 어떤 일을 해도 무의미하다고 느껴져서, 산다는 건 무엇인가, 나는 무얼 위해 사는 것인가, 따위의 질문을 쏟아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허리가 무너져내려도, 눈알이 핏줄로 촘촘히 쪼개져도, 어쩔 수 없이 쓰는 겁니다.


"예술가가 되는 것은 요컨대 선택사항이 아니에요. 예술의 신이 예술가를 선택하는 것이지, 그 반대로는 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예술가에겐 천형처럼 비극과 파멸의 기운이 감돕니다. ... 이게 피할 수 없는 예술가의 운명이지요. 많은 사람이 부름을 받지만, 소수만이 선택받고, 그중 일부는 순교하고 맙니다."

쓸 때만 삶의 의미를 얻게 된다는 점에서 저 역시 글쓰기 신에게 부름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만, 재능의 애매함으로 보건데, 분명 선택은 못 받았습니다. 다행입니다. 순교자는 선택받은 사람 가운데 나오기 때문입니다. 저는 글쓰기로 소소하게 제 밥벌이나 하고 매달 기부할 수 있는 약간의 여윳돈만 벌면 족합니다. 그 정도면 충분히 위대한 삶인 거 같습니다.





***

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

https://blog.naver.com/nopanopanopa/223209320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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