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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PA Oct 19. 2023

<플라워 킬링 문> 영화평. 마틴 스코세지

[노파의 글쓰기] 플라워 킬링 문 후기. 마틴 스코세이지?



안녕하세요, 노파입니다.


�<플라워 킬링 문>을 보았습니다. 


늘 그래왔듯 마틴 스코세지 할아버지는 이번에도 영화에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누군가의 인생을 담아놓으셨습니다. 


인생을 압축해서 본다고 생각하면 3시간 30분이라는 러닝타임이 긴 건 아닐 겁니다. 사실 마지막에 인물들의 여생을 획기적인 방식으로 후루룩 처리했기에 가능한 시간대였습니다. 하마터면 4시간 동안 볼 뻔했습니다. 


✔️

영화는 백인들이 미국 몬태나에서 인디언들의 땅을 빼앗고 그들을 살해하는 과정을 다룹니다. 안 그래도 요즘 돈과 힘을 가진 백인들이 어떻게 남의 땅에서 인종 청소를 해나가는지를 생중계로 지켜보는 중인데, 잔인할 정도로 시의적절한 주제입니다. 

절대 이런 애틋한 분위기 아닙니다


백인들이 문명화된 태도로 교양있게, 한 부족을 천천히 몰살시켜가는 과정이 매우 구체적으로 담겨 있어 여러분은 아마 백인 혐오에 빠지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지 자신의 땅에서 그저 뿌리를 내리고 싶을 뿐인 이 무고한 사람들이 대체 왜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신은 어디에 있는 건지, 여러 질문을 던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일은 문명 출현 이래로 계속 반복돼 왔으니 언젠가는 백인들의 시대도 끝날 겁니다. 그때는 그들도 땅을 빼앗기고 가족이 죽임을 당하는 슬픔을 알게 되겠지요. 


이 둘 앞에 창이 있습니다


☀️

그래도 이 미국인 망나니(디카프리오)와 인디언 숙녀(글래드스턴)가 함께 창밖을 보며 폭풍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장면은 무척 좋았습니다. 


침묵이 낯설어 남자가 쓸데없는 말로 애써 활기를 돋우려고 하니, 여자가 남자의 팔을 지긋이 잡으며 제지합니다. 남자는 애초에 돈 때문에 여자에게 접근했고, 여자는 그 사실을 모르지 않지만, 둘 사이에 돈 이상의 무엇이 있다는 것이 처음 전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러닝타임이 길고, 소재도 고통스러워서 3시간 30분 동안 마치 플랭크를 하는 기분이었기 때문에 강추는 못하겠습니다만, 사랑받고 배신당하고 다시 살아남았다가 끝내 죽는, 생노병사의 진리를 간접 체험하고 싶은 분들께는 조심스럽게 권해드립니다. 우리에겐 또 마조히즘의 본능이 있으니, 묘하게 쾌감을 느끼실 겁니다. 


ps. 연기 얘기는 일부러 하지 않았습니다. 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들 연기에 미친 사람들입니다. 



***

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

https://blog.naver.com/nopanopanopa/22323990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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