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쓴 글'의 의미를 알아야 글을 잘 쓸 수 있습니다
<어느 날 글쓰기가 쉬워졌다> 북토크에서
안녕하세요, 노파입니다.
지난주에 설렘과 흥분의 대망의 첫 북토크를 무사히 치렀습니다. 단순히 북토크 후기를 올리는 것보다 북토크에서 중요하게 다룬, '글 잘 쓰는 법'을 함께 공부하면 좋을 것 같아 내용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여기서 질문!
"문예창작학과나 국문과를 나오지 않은 일반인들이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요?"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먼저 ‘잘 쓴 글’의 의미를 정확히 아셔야 합니다.
사람들이 ‘나는 글을 잘 못 써’라고 할 때는 ‘문장이 멋진 글이 잘 쓴 글’이라는 생각이 전제돼있습니다. 물론 문장이 아름다운 글이 잘 쓴 글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저는 한강 작가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나는 어떻게 해도 이 정도의 문장을 쓸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리 문장 훈련을 해도 이번 생애에 한강 작가처럼 쓸 수는 없을 겁니다.
이것은 일종의 DNA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의 감수성과 표현력은 어느 정도는 타고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반대편에 또 다른 ‘잘 쓴 글’이 있습니다. 바로 자신의 생각을 정확한 어휘로, 읽기 쉽게 표현한 글이 그런 글입니다.
다행히도 이런 글은 연습만 하면 모두가 쓸 수 있습니다. 물론 오랜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매일 읽고 매일 쓰는 습관을 들이면 누구나, 반드시, 이런 종류의 ‘잘 쓴 글’에는 도달하게 돼있습니다.
제가 <어느 날 글쓰기가 쉬워졌다> 내내 ‘쉽게 쓰세요’라고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쉽게, 가벼운 마음으로 써야 매일 쓸 수 있고, 오랜 기간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반드시 염두에 두셔야 할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런 쉬운 글로 독자를 매료하기 위해서는 문장이 아니라 생각을 훈련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런 글에서는 공감이나 위로를 주는 생각, 혹은 기발하고 유쾌한 정신이 독자를 사로잡습니다. 특히 일상의 영역에서는 화려한 문장보다 작가가 건네는 소소한 위안이 독자들의 마음에 훨씬 쉽게 가닿을 수 있습니다.
<불편한 편의점>이나 <달러구트 꿈백화점> 같은 작품이 대가들의 위대한 소설보다 훨씬 큰 사랑을 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문학적 DNA가 없는 일반인들이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문장보다 매력적인 생각을 연습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쉽게 지나치는 일도 예리하게 볼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생각에 꾸밈이 없어야 합니다. 스스로의 유약함과 옹졸함을 고백하는 용기로 독자들이 일상을 버틸 기운을 얻어갈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내용을 ‘쉬운 말’로 표현해야 합니다. 그래야 문장력도 없고, 유명하지도 않은 우리의 글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그래야 평범한 내 글이 읽히는 글이 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처음에는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 쉽게 썼다면, 어느 시점부터는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쉽게 쓰셔야 합니다. 즉, 가볍게 쓰고 치열하게 퇴고하셔야 합니다.
그러면 문학적 DNA 없이 태어났어도 글을 잘 쓸 수 있습니다. 멋들어진 수사법을 구사하지 못해도 사람들이 기꺼이 읽어주는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여정은, 일단 오늘 한 줄 끄적이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쉽게 쓰시기 바랍니다.
+ 쉽게 쓰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제 책에 담아두었으니 자세한 내용이 알고 싶은 분들은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
ps.
그 추운 날, 미천한 저를 보러 와주신 18명의 선생님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형태의 사랑을 경험했습니다.
선물해주신 빵과 간식은 팀장님과 편집자님, 그리고 편집자님의 애기와 함께 맛있게 나누어 먹었습니다. 그것은 사랑의 맛이었습니다ㅠ
선생님들의 연민과 신뢰 덕분에 아주 오래도록 쓰게 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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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
https://blog.naver.com/nopanopanopa/223278469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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