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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PA Dec 09. 2023

호밀빵 같은 건 만들어 먹는 겁니다

[노파의 글쓰기] 호밀빵 완전 간편 레시피



안녕하세요, 노파입니다.


이제 더는 모르는 척 미룰 수가 없어서 올립니다. (벌써 세 분에게서 만드는 법 알려달라는 얘기를 들어서..)

호밀빵 레시피입니다.


저는 글루텐조차 소화시킬 수 없는 유약한 내장을 타고난 탓에 호밀빵을 주로 먹습니다. 그런데 비쌉니다. 그래서 만들어 먹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호밀빵이 밀가루 빵보다 비싸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호밀가루 3킬로그램에 만 원 돈입니다. 저걸로 아침 내내 호밀빵만 만들어 먹어도 두 달은 먹습니다.


거기다 호밀빵은 반죽을 치대는 과정이 없어서 밀가루 빵보다 만들기도 쉽습니다. 또 혈당 스파이크도 없고, 식이섬유는 많아 살도 안 찝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호밀빵을 먹읍시다!

오븐이 있다면 호밀빵 같은 건 만들어 먹어버립시다!

 

재료

호밀가루997 1000ml(필수)

이스트 10g(필수)

소금 10g(필수)

물 600-700ml(필수)

올리브유(필수)

견과(필수)

말린 과일(선택)

조청/꿀(선택)


먼저 호밀가루는 997을 사면 됩니다. 독일 친구들이 만든 건데, 시중 호밀빵을 보면 997을 가장 많이 씁니다. 독일인들이 만든 것은 믿어도 됩니다.


용량을 1000ml라고 표기한 이유는 집에 저울이 없어서 파이렉스 계량컵으로 퍼서 쓰기 때문입니다. 재료는 비율만 맞추시면 됩니다.


호밀가루 : 이스트 : 소금 = 10:1:1


참고로 호밀가루 1000ml면 상당히 많은 양의 빵을 만드는 겁니다. 저도 초반에는 유리 보울에 작고 예쁜 빵들을 만들었으나 1년 정도 만들어 먹다 보면 대량 생산이 능사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엄마들이 찌게 한 번 끓일 때 한 솥씩 만드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저 정도 해놓으면 소 여물 먹듯 일주일 내내 아침으로 호밀빵을 먹을 수 있으나, 나는 가축이 아니다, 인간답게 먹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500ml로 하시면 적당합니다.


자, 이제 만드는 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주무시기 전에,

보울에 호밀가루와 소금과 이스트를 넣고(소금과 이스트를 같이 섞지 말고 사진에서처럼 두 구덩이를 파서 넣으십쇼. 이유는 묻지 마시고.)

물을 살살 부어가며 가루가 날리지 않을 정도로만 점도를 맞춰서 반죽을 만들어 줍니다.

다만 반죽을 너무 질게 만들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조금 꾸덕꾸덕해야 구웠을 때 맛이 좋습니다.


반죽을 다 만들었으면 대충 도마 같은 것으로 보울을 덮고 들어가서 주무십쇼.


2.

이제 아침이 되었습니다.

보울의 덮개를 열면 반죽이 부풀어 있을 겁니다.

부푼 반죽을 주걱으로 몇 번 치대서 가스를 빼준 후 견과류와 말린 과일을 형편껏 넣어 반죽과 잘 섞어줍니다.


저는 욕심이 사나운 편이라 견과는 호두와 해바라기씨와 호박씨와 아몬드를 넣었고, 말린 과일은 무화과와 건포도를 넣었습니다.

말린 과일 대신 초콜릿 칩을 넣어도 됩니다. 견과만 넣으면 맛이 지나치게 담백하여 달달한 것들로 조화를 이뤄주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에 조청도 넣어주면 풍미가 더 좋습니다. 조청이 없으면 꿀을 넣어주셔도 됩니다. 둘 다 없으면 나중에 잼을 발라 먹으면 되니깐 아무 것도 안 넣어도 괜찮습니다.


참고로 건조 무화과도 1킬로에 만 원 돈밖에 안 합니다. 무화과 빵도 비쌀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니 만들어 먹읍시다.


3.

이제 반죽을 빵틀에 부을 차례입니다. 호밀빵 반죽은 찰기가 없어서 온갖 곳에 묻어나기 때문에 이 작업이 은근히 까다롭습니다. 이때 올리브유의 힘을 빌립니다.

반죽을 붓기 전에 올리브유를 빵틀 안쪽에 붓으로 꼼꼼하게 발라줍니다. 반죽을 빵틀에 부은 후에도 붓에 올리브유를 묻혀서 엉망진창이 된 반죽의 모양을 점잖게 잡아 줍니다.


이렇게 틀 위로 반죽이 올라오면 양이 너무 많은 겁니다. 필히 흘러내리고 맙니다.


4.

반죽을 비닐 같은 것으로 덮어 40분 정도 한 번 더 발효합니다. 그러나 귀찮으면 패스해도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5.

드디어 오븐에 굽습니다. 예열 온도는 집마다 오븐 상황이 달라서 이거다, 라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으나, 가장 대중적인 디오스 광파 오븐을 기준으로 하면 180도에 맞춰서 20분 정도 구우면 적당합니다.

언젠가 한 번 190도로 했더니 타더이다.  


6. 비로소 빵이 나왔습니다. 원래 예쁜 모양으로 나오는데(맨 위 사진처럼) , 이번에 물양을 잘 못 맞춰서 반죽이 질게 됐더니, 호밀빵 옆구리 살이 줄줄 흘러내렸습니다. 그러나 당황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뱃속으로 들어가면 맛은 다 똑같습니다.

 

7.

이제 썰어서 드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썰 때 질감이 어쩐지 떡 같다, 하면 덜 구워진 겁니다. 다시 오븐에 넣어서 몇 분 더 구우면 됩니다.


                                     안 좋은 예                                좋은 예


저는 동그라미 호밀빵은 4등분, 길쭉이는 3등분을 해서 한 덩이는 오늘 아침에 먹었고, 나머지 여섯 덩이는 식혀서 냉동실에 넣어두었습니다.

이제 아침마다 한 덩이씩 꺼내 먹을 요량입니다.


냉동한 호밀빵을 먹을 때도 오븐에 10분만 구우면 겉바속촉이 되어 막 구운 것처럼 맛이 좋습니다. 정 바쁘면 전자렌지로 돌려먹어도 괜찮습니다.


이렇게 저의 다음 주 아침이 해결됐습니다.




바쁘다바빠 현대인이면서 건강도 챙기는 동시에 맛은 놓치고 싶지 않고, 그러면서도 돈은 쓰고 싶지 않은 도둑심보를 지니셨다면, 호밀빵이 딱입니다.


고민하지 마시고 호밀빵으로 매일 건강하고 맛있는 아침 챙겨 드시기 바랍니다:)


***

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

https://blog.naver.com/nopanopanopa/223274809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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