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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PA Jan 06. 2024

우리집엔 당산나무가 있습니다

[노파의 글쓰기] 불멸의 토마토


안녕하세요, 노파입니다.

작년 11월부터 죽기만을 기다리던 토마토가 또 꽃을 피웠습니다.

죽기만 기다린다는 말이 매정하게 들리겠으나, 줄기는 가라앉고 잎은 시들고, 을씨년스런 모습으로 베란다를 죽음의 냄새가 풍기는 곳으로 만드는 통에 의리상 임종까지만 지켜주겠다며 이제나저제나 하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꽃이라니..


앞으로 봄이 오기까지 못해도 두 번은 혹한이 올텐데, 지금 꽃을 피우면 어쩌자는 걸까요?


망할 녀석.

욕을 하며 수분을 해주고 샷시 이음새를 뾱뾱이로 막아줬습니다. 베란다가 더욱 거지 꼴이 되어 갑니다.


비닐 하우스 속 바질들은 애쓴 보람 없이 전멸해가는 중인데, 겨우내 칼바람에 시달린 할매 토마토는 보란 듯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어쩌면 토마토 나무의 생명력의 원천은 바람인지 모르겠습니다.


계속 바람을 맞다가는 토마토가 우리집 사당나무가 될성싶어 샷시 이음매를 아예 실리콘으로 단도리해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너는 유약하게 살다 죽을 생각이 없지.

망할 녀석.


***

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https://m.blog.naver.com/nopanopanopa/223310517428?referrerCod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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