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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PA Feb 16. 2024

진짜 혁명가의 책을 받았습니다.



안녕하세요, 노파입니다.


귀한 책을 받았습니다.

박노해 시인의 <눈물꽃 소년>입니다.


원래 출판사에서 부탁하는 서평은 쓰지 않습니다. 책을 느리게 읽는 편이고,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마음에 안 든다고 다 말해버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박노해 시인의 책이라는 말에 고맙습니다, 하면서 냉큼 책을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체 게바라와 영혼을 나눈 사람으로서(단순 생일이 같아서 생긴 믿음입니다) 한국의 마지막 혁명가, 박노해 시인의 책이 마음에 들지 않을 리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혁명가 꿈나무답게, 접선하는 기분을 내기 위하여 안심 택배함으로 책을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택배함이 어딨는지 찾지 못하여 어제 오늘, 역 근처를 한동안 배회했습니다.

독립운동가로 활동했다면 동지를 여럿 보낼 뻔했습니다.


택배도 못 받는 인간이 체 게바라와 영혼을 나눴을 리가 없습니다만, 어쨌든 책을 찾았으니 과거는 다 잊기로 합니다.


이게 바로 박노해 작가가 사형선고를 받고 환하게 웃었다는 그 순간을 기록한 사진입니다.


저라면 반국가단체 수괴라는 죄목으로 사형선고를 받으면 어떤 얼굴이 될까, 잠시 생각해보았습니다.


열혈 혁명 청년이던 도스토옙스키도 반체제 인사로 사형선고를 받고, 단두대에서 두건이 씌워진 경험까지 한 뒤론, 짜르의 충실한 황국신민이 되어 여생을 살았습니다.


<죄와 벌>이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처럼 인간의 내면을 파고든 명작을 그 후에  썼으니 나쁘지 않은, 아니, 훌륭한 결말이긴 합니다.


문득 저라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는 순간까지 오만가지 욕을 하다가 생을 마감했을 것 같습니다.

역시, 혁명가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닙니다.


또한 혁명가가 작가가 되는 일은 있어도 작가가 혁명가가 되는 일은 매우 드물게 일어나기도 합니다.

작가는 불만만 많은 게 아니라 겁도 많기 때문입니다.


느린걸음 출판사 선생님들,

좋은 책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읽고,

잘 쓰겠습니다.


***

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

https://blog.naver.com/nopanopanopa/223354492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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