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 에세이] 어린이 둘과 엄마의 글쓰기

by NOPA




여자는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 둘을 데리고 내 앞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저 정도 연령의 아이를 하나도 아니고 둘을 일정 시간 이상 진정시키기란 매우 어려운 일임을 알기에 나도 모르게 자꾸 시선이 갔다.


혹시 눈총 준다고 오해할까 싶어 계속 관대한 미소를 지었는데, 무심코 모니터에 비친 내 모습을 보니 좀 역겨웠다.


나의 역겹게 인자한 미소와 상관없이 아이들은 의젓했다. 카페에서 엄마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낯설지 않은 듯 엄마가 노트북을 펼치자 각자의 책과 태블릿 PC를 받아들고 제법 점잖게 굴었다.

30분 정도는.


30분이 지나자 작은 아이는 머리로 커튼을 치기 시작했고 큰 아이는 의자 두 개를 붙여 드러누웠다.


사실 30분도 온전한 30분이 아니었다. 아이가 밭은기침을 하자 엄마는 부지런히 물을 대령했고, 기침 안 하는 아이에겐 딸기 주스를 가져다줬고, 너희는 왜 그런 거로 싸우냐며 중간중간 아이들을 나무랐다. 시선은 계속 모니터에 두고 손으로는 끊임없이 뭔가를 쓰면서.


40분.

엄마가 아이들과 카페에 머문 시간이다.

엄마는 그 귀한 40분 동안 뭘 썼을까?

내 수업에 참여하는 분들도 저렇게 간신히 시간을 내어 글을 쓰겠지?

엄마가 컴퓨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조금만 더 길어지면 좋겠다.


그리고 나는 그만 염탐하고 얼른 내 껄 써야겠다.


그림 출처 @sunda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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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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