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강간범과 시인
<자백의 대가>를 봤다. 싸이코패스 캐릭터는 이제 좀 신물이 났는데, 김고은의 머리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보게됐고 나중엔 김고은의 연기에서 눈을 뗄 수가 없어 끝까지 보고 말았다.(물론 3시간 만에 초고속으로 봤지만.)
치인트할 때까지만 해도 연기 논란이 있던 배운데, 한 편씩 필모를 늘려나갈 때마다 성큼 성큼 나아가는 듯 싶더니 이제는 전도연을 넘어선다는 느낌이 들었다.
올해 이상 문학상 작품집 중 <슬픈 마음 있는 사람>이라는 단편을 읽고 그 사람은 그냥 ‘슬픈 사람‘과 무엇이 다른지 궁금했는데, <자백의 대가>의 김고은이 바로 그 ‘슬픈 마음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전도연은 그냥 ‘슬픈 사람.’
슬픈 마음과 잔인한 성정은 너무도 잘 어울리는 속성이어서 모은이 거침없이 휘두르는 장면이 참 보기 좋았다. 강간범과 살인자, 그리고 그 영상으로 돈을 버는 자들은 사람의 자격을 내려놓은 것들이므로 그에 걸맞은 죽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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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연예인 관련 뉴스가 많이 나온다. 먼저, 조씨가 호형호제했다는 그 남자는 대체 그 몸으로 어떻게 두목이 됐는지가 의아했고(걷기도 힘들어 보였으므로),
두 번째론 그런 몸의 남자 옆에 착 달라붙어 있는 여자의 비위가 대단하다고 느껴졌고(나는 그녀들이 누리는 부를 한 번도 불로소득이라고 생각한 적 없다. 그것은 극한 노동의 대가이다. 조금도 권장할 만하지 않은 종류의),
세 번째론 또 거룩한 척 하는 남자에게 속고 말았다는 배신감이었다. 죄질이 엔간해야지, 미성년자가 자동차를 훔쳐 무려 강간을 저지른 사건이다.
그런 인간에게도 두 번째 삶의 기회가 찾아왔으면, 평생 감사하는 마음으로, 또 속죄하는 마음으로, 조용히 연기하고 때마다 기부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 인간이라면?
그러는 대신 그는 때마다 술집에서 동료 배우와 감독을 폭행하고 밖에서는 거룩한 민주주의자 행세를 하며 요란스럽게 살았다. 보나마나 정치 인맥 맺어서 더 높이 출세하고 싶었던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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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소년범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않은 사람은 그렇게 안쓰러워 옹호하면서, 강간범이 승승장구 하는 모습을 벌써 십 년이 넘도록 텔레비전으로 지켜봐야했던 피해자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는지, 어떻게 강간을 치기 어린 시절에 한 번쯤 저지를 법한 실수 정도로 치부하는지, 유명인들이 내뱉은 그 모든 옹호의 말들이 역했지만, 그중에서 가장 역한 것은 어느 시인의 말이었다.
조까라 마이싱, 시바 같은 단어들, 소년원 근처에 안 다녀 본 청춘이 어딨냐는 허세. 너무나 80년대 진보 꿘충이라고 비하되는 이들의 그것이어서 시인이 쓴 고작 네 줄의 문장에 구역질이 치밀었다.
민주주의라는 대의 앞에서는 동지라고 생각했던 남자들이 성폭력 앞에서는 전혀 반대편에 서 있는 걸
자주 본다.
죄명이 ’살인‘이었다면 당신들도 이렇게 대놓고 옹호하진 못했겠지. ’살인’의 대상은 ‘사람‘이니까. 그러나 99%의 피해자가 여성인 범죄에 대해서는 고작 그까짓 것, 어렸을 때 실수 좀 한 것으로 치부해버린다.
소년들이 당신 앞에서 욕하고 침뱉고 힘으로 당신을 발가벗겨 강간해도, 어렸을 때 소년원 근처에 안 댕겨본 청춘은 없다며 용서해줄까? 조까라마이싱이란 단어는 이럴 때 써야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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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연예인들의 논란으로 쏙 들어간 것은 쿠팡 관련 보도다. 이제 개인정보유출 사건도 서서히 피로해 질 것이고, 사람들은 또 편한 게 최고라며 다시 쿠팡을 쓸 것이다. 일본의 핵폐수 방류가 이젠 뉴스도 안 되는 것처럼.
그래도 사람들아, 어묵류는 먹지 마소. 오염된 물고기 싹 갈아서 어묵으로 만들어 한국으로 수출한다는 얘기가 있으니까. 원산지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표기해서 일본산은 숨기기도 쉬우니까 먹지 마요.
그래도 먹고 싶다면 자셔야지 어쩌겄냐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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