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난방비 줄이는
피드백을 쓰느라 한창 바쁜 중에 관리실에서 전화가 왔다. 난방을 어떻게 하고 있냐고 물었다.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안 합니다.”라고 답했다. 못 알아듣길래 “보일러를 안 틉니다”라고 했다.
직원은 자신이 조금 있다가 올라가서 보일러를 점검해준다고 했다. 뭘 점검하느냐고 했더니 그냥 일반적인 점검을 해준다고 했다. 보일러 고장 안 났다고 하는 데도 막무가내였다. 점검을 해줄 테니까 보일러 설비가 있는 싱크대 앞에 물건을 밖으로 빼두라고 했다.
안 그래도 바쁘게 피드백을 쓰던 중이어서 더욱 짜증이 솟구쳤다. 본인이 뭐라고 생각하기에 함부로 남의 집에 들어와서 이것저것 치우라는 것이지?
고장도 안 났는데 뭘 점검하겠다는 거냐. 뭐가 문제인 것이냐. 내가 난방 틀고 살면서 돈을 안 내는 것일까 봐 확인하려고 그러는 것이냐, 안 트니까 안 내는 것이다. 나는 원래 보일러를 안 튼다. 세상엔 그렇게 사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다다다 쏘아붙였더니 아니 그건 아니고요, 예 알겠습니다. 문제 생기면 연락주세요, 하고 직원은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내가 정녕 마흔이 되었다고 느꼈다. 서른 후반까지만 해도 괜히 위축이 되는 마음에 보일러 안 틀고 산다는 소리도 잘 못했는데, 마흔이 되니 무엇으로도 위축되지 않는다. 내가 도시가스 안 쓰고 살겠다는데 어쩌라고. 아무 것도 점검하지 마.
사실 나는 도시가스만 안 쓰지 않는다. 샤워도 찬물로 한다. 영하 십도든 이십도든 찬물로만 한다. 스쿼트를 이백번 하고 나면 열이 뻗쳐서 오직 찬물로만 그 열기를 식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도파민이 정수리를 뚫고 나오는 기분이다. 그때의 쾌감이란. 대체 마약 같은 걸 왜 하는가. 방구석 가서 스쿼트하고 찬물 샤워 해라. 그게 마약이다.
그렇게 찬물로 샤워하고 보일러를 안 틀고 살면 겨울을 지배한 듯한 느낌이 든다. 삶이 내 통제 안에 들어온 것 같아 불안이 잠잠해진다. 그래서 겨울을 좋아한다. 그리고 같은 이유로 아파트를 싫어한다.
가스레인지도 없어서 오직 전기와 물만 쓰는데도 관리비를 매달 20만 원씩 내는 게 억울한 마음이 든다. 차가 있어서 주차장을 쓰는 것도 아니고. 전기와 물값도 다 해야 3만 원 나오는데. 층간소음은 지옥이면서! 이래서 난 시골로 가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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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쫀쿠도 여직 안 먹어봤다. 그런 것에까지 욕망이 닿질 않는다. 코리안 멸쫀쿠로 이미 모든 식탐을 채웠기 때문이다.
알려줄게요, 코리안 멸쫀쿠 만드는 법.
▶ 재료
- 어린이용 미세멸치 100g, 견과100g(이게 킥! 귀찮아도 땅콩, 아몬드, 호두 적당히 갈아 넣으면 정말 고소함)
- 올리브유(없으면 식용유) 2T, 올리고당(없으면 설탕, 물엿등)2T, 간장(양조가 좋지만 없으면 진간장으로)1T, 맛술(없으면 소주)1T
- 참기름, 깨소금 적당히
▶ 멸치볶음 만드는 법
- 멸치와 견과만 중불로 볶아서 수분 날리기.
- 멸치 약간 노릇해지면 맛술 넣어 비린내 잡기
- 올리브유2, 올리고당2, 간장1 넣어 볶기
- 노릇 바삭하게 볶아지면 불 끄고 참기름1, 깨소금 넣어 섞기
▶ 멸쫀쿠 만드는 법
- 주먹밥 만들기 좋게 밥 얹힐 때 1/3은 찹쌀(혹은 찰현미)을 넣어줌.(저는 찰현미, 귀리, 콩 = 1:1:1로 넣었습니다)
- 밥과 볶은 멸치와 부순 김(김밥 김이든 조미김이든 다 됨. 나는 김밥김)을 보울에 넣어서 섞은 후 손으로 동글동글 빚으면 끝!
이거 먹으면 쥐똥만 한 거 8천 원 주고 먹고픈 생각이 안 들 것이다. 마약 왜 먹는 건데? 멸쫀쿠 잡사.
추가로 상추와 루꼴라와 대파를 키워도 도파민이 넘쳐난다. 쉽고 비싸게 행복하지 말고 느리고 분명하게 행복해지시길.
ps. 요즘 고등어도 엄청 쌈. 저거 한 마리에 2500원임. 낚시의 효율성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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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
https://blog.naver.com/nopanopanopa/224174468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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