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로 읽는 김동률 - 듣기엔 편안한데 치려니 깊다

박보검처럼 피아노 치기 7화

by 노랑망고

새로운 곡을 나갈 차례가 되었다. 특별히 이번에는 어떤 곡을 배우고 싶은지 직접 선택하라고 하셨다. 선택지는 총 2개, 박효신의 ‘눈의 꽃’과 김동률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였다.


개인적으로 ‘눈의 꽃’은 부르는 것만큼 듣는 것만으로도 열량이 많이 소모되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한 마디로 각을 제대로 잡고 건드려야 하는 진한 음악이라고나 할까? 한편 ‘다시 사랑하다 말할까’는 끝날 듯 끝나지 않는 후렴구가 특징적이다. 옛 연인을 다시 만나 이성과 감성이 충돌하는 화자의 마음을 대변하듯 반복하는 후렴구는 결국 결정을 내리지 못한 듯 페이드 아웃으로 곡을 마무리한다.


김동률 노래로 배워볼게요.


생각해 보니 대학생 시절, 혼자 기타를 배워보겠다며 연습했던 악보가 ‘오래된 노래’였다. 가사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기타 줄을 누른 상태로 손가락을 미끄러지듯 이동하는 슬라이드 주법에 매료되어 그 부분만 반복 연습했던 기억이 있다.


독학으로 연주하겠다던 그 기타곡은 아직까지 미완성으로 남아 있다


음악을 들을 때 멜로디, 분위기, 가사 중
어디에 집중하시는 편인가요?


선생님은 악보 노트에 노래 제목을 적으며 내게 물었다. 나는 가사가 중요하겠다고 생각하며 ‘멜로디가 먼저 들리는 편’이라고 답했다.


하나의 음악이 만들어지는 데에는 작사, 작곡, 편곡의 과정들을 거친다. 흔히 가요 프로그램에서 자막으로 곡 제목이 표기되면서 그 아래 저작권자 정보가 함께 뜨는 걸 생각하면 이해가 쉽겠다. 선생님은 이성을 바라보는 관점을 비유로 들며 설명을 이어가셨다.


작곡은 외모라고 할 수 있어요. 직관적으로 와닿죠.
편곡은 스타일링에 가까워요.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매력이 급상승해요.
작사는 성격이라고나 할까요? 겪고 나면 알게 돼요.


김동률의 음악은 어디에서
매력을 느끼는지 아세요?
전부 다예요.

작사, 작곡, 편곡까지 직접 하죠.
심지어는 본인이 노래까지 부르잖아요.


이번 달 11월에 콘서트를 열었다고는 알고 있었는데 찾아보니 7일간 KSPO DOME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여전한 티켓파워를 입증했더라.


https://www.job-po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3046



오랜만에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를 들어보았다. 피아노를 배우다 보니 아무래도 건반 소리에 귀 기울여 듣게 되는데 이 곡은 피아노와 일렉 피아노를 함께 사용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하셨다.


https://www.youtube.com/watch?v=1oGHSDyDEqA&list=RD1oGHSDyDEqA&start_radio=1

이번 기회에 피아노 소리를 주의깊게 들어보세요


보통 두 악기를 함께 쓰는 경우는 일렉 피아노의 잔향이 더 길기 때문인데 두 피아노 음색을 덧붙여 레이어 하는 용도로 활용된다고 한다. 반면, 이 곡의 경우 어느 마디에선 피아노, 또 어느 마디에선 일렉 피아노만 연주하고 더러는 둘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수시로 번걸아가며 사용되는데 화성은 또 기가 막히게 지킨다.


이 곡이 포함된 귀향 앨범을 발표한 때가 2001년, 김동률의 나이 20대 중반이었다. 아는 것 많고 열정 넘칠 시기에 김동률은 다양한 실험해 해본 듯하다. 앨범 1번 트랙 ‘사랑한다는 말’부터가 많은 양의 지식이 필요한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이루어진 라인의 향연이기 때문이다.


김동률의 노래가 듣기에 편안하지만, 막상 분석해 보면 굉장히 기술적이고 그 깊이가 굉장히 깊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거라고 하셨다. 선생님의 말 속에서 단순한 수업곡의 작곡가, 그 이상의 리스펙이 담겨 있었다.


저를 포함한 뮤지션들의 뮤지션으로
불리는 이유이죠


1절 후렴 전까지의 코드를 분석했다. 진도가 얼마 나가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마이너 2 – 5 – 1, 디미니시 코드, 나란한 조까지 생소한 음악이론이 곳곳에서 등장한다.


이 곡, 각 제대로 잡고 맞이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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