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ker Friendly Town, 라이트 우드(Wright Wood)
“진아!”
미국에 와서 은진이와 둘 다 유심을 사지 않았던 터라 마을에 들어와 어떻게 연락을 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은진이는 마트 앞 테이블에 앉아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오빠!”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사람도 뒤돌아 보았는데 동양인이었다.
“언니, 제 남자친구에요.” “안녕하세요.”
“오빠, 여기는 PCT 하는 언닌데 오빠보다 누나야.”
“안녕하세요. 혼자서 PCT 하시는거에요?”
“네. 작년에 시에라랑 위쪽 구간을 하고 올해는 나머지 구간 하고 있어요.”혼자서 야생 생활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 2년에 걸쳐서요?”
“네.”
“시에라는 어때요?”
“시에라는 진짜 아름다워요. 근데 시에라는 마을 사이 간격이 멀어서 일주일에서 10일 정도 음식을 들고 다녀야 하기도 해요. 물이 맑고 어디든지 많아서 물 걱정은 더이상 안해도 되구요.”
조금 지겨워진 사막이라 얼른 다음 챕터로 넘어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는데 시에라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전 어제 몸이 안좋아서 맥도날드에서부터 구간을 스킵 했는데 오늘 다시 걸으려구요. 두 사람 모두 무사하게 완주하길 바래요.”
“누나도 건강히 다니세요.”
누나는 떠나고 우리는 이틀간 휴식을 취할 잠자리를 마련해야했다.
‘은진이가 많이 외로웠었나 보구나.’
은진이의 표정이 PCT를 시작하고 그 어느 때보다 밝아 보였다. 우리도 어울려 다니는 그룹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쉽게 인연이 닿지 않았다. 라이트 우드는 PCT에서 만나는 수 많은 마을 중에서도 트레일 엔젤들의 리스트가 있을 정도로 마을 전체 사람들이 하이커 친화적인 동네였다. 하이커들이 많이 몰려있는 하드웨어 샵에 가니 트레일 엔젤들의 리스트를 얻을 수 있었고 리스트 중 캐티라는 사람의 이름이 마음에 들어 전화를 했더니 금방 데리러 오겠다고 했다.
흰색 픽업 트럭을 몰고 온 할머니는 자신이 캐티라고 소개를 했다. 할머니는 우리를 태워가 집 앞에 마련된 트레일러를 보여주며 이곳에서 지내면 된다고 했다. 트레일 엔젤의 집은 하이커들끼리 모두 같은 공간을 쓰거나 트레일 엔젤과 한, 두 팀이 같은 공간을 쓰거나 트레일 엔젤과 분리되어 단독 공간을 쓰는 경우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단독 공간을 쓰는게 마음이 편했다. 라이트 우드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트레일 엔젤을 활동하다 보니 누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틀 간 고기와 야채, 과일과 맥주로 또 일주일간 야생에서 지낼 에너지를 보충했다. 또 다시 사막 위의 고단한 삶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