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인간의 활동이 줄어들자 멸종 위기의 동식물들이 다시 번성하고 지구의 생태계가 복원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환경오염에 설 곳을 잃었던 새들도 다시 숲 속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새벽에 들려오는 새들의 노래가 이전보다 훨씬 더 다채롭다.
새벽에 추워서 그동안 창문을 한 번도 열어본 적이 없는데 오늘은 새벽마저 덥다.
저무는 달, 밝아오는 아침, 미세먼지마저 뚫고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귀는 새벽의 소리, 그리고 후끈한 여름 새벽의 열기에 더해진 나의 그칠 줄 모르는 열정. <인간 희곡>을 썼던 발자크가 커피를 연거푸 마시며 밤새 작업에 몰두했을 때의 밤들을 생각한다. 그의 사그라들지 않는 밤과 나의 밤이 세기를 뛰어넘어 맞물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