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새겨진 표정
어느 날 카페에서, 사람들이 꼭 자기 몸처럼 생겼다는 걸 깨달았다. 걸음걸이, 서 있는 자세, 표정, 몸의 곡선, 목 어깨 골반 무릎을 통과하는 몸의 정렬 상태, 살집, 근육의 분포, 체취, 머리카락의 색과 굵기, 눈빛, 낯빛, 몸의 기운까지! 여기까지가 그 사람이다. 몸을 둘러싼 에너지가 곧 그의 성정이나 형질을 반영한다. 겉만 봐서는 사람을 알 수 없다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 나는 "표면이 곧 심연이다"라고 한 니체의 의견에 동의한다. (p.10), 토머스 린치 외, <살갗 아래>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