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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은 줄리어드 Jun 11. 2020

야생의 위로

메리 올리버의 글들

최근 마음에 괴로운 일이 있었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그이에게 나도 상처를 받았다. 그럼에도 나에겐 몰두할 책과 글쓰기가 있었다. 당면한 문제를 피하고 싶으니 비겁하다고도 할 수 있고, 한편으로는 나에게 이거라도 있어 다행스럽기도 하다.


심호흡과 마음에 위로가 필요한 시간에 메리 올리버라는 시인이 내게 왔다. 완벽한 날들과 긴 호흡이라. 인생에 완벽한 날들이란 결코 있을 수 없다. 다만 긴 호흡을 중간중간 쉬며 멈추고 나아가고 멈추고 나아갈 뿐이다.


멈추고 자세히 보니 들리는 소리와 사실이 있다.


새벽 4시 55분부터 새소리가 들려온다. 새들도 잠을 잔다는 걸 새소리를 듣고서야 깨달았다. 그래, 새들도 잠을 자는구나. 이 사실이 왜 이리 생소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그만큼 심호흡도 없이 달려왔구나.


태양도 작업 스케줄이 있어. 눈도, 새들도, 초록 잎사귀도. 너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메리 올리버, <완벽한 날들>

표지 제목 꽃 그림 @early_la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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