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진,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
희망과 현실의 간극이 클 때 우리는 절망한다. 절망에 대처하는 가장 위험한 방법은 희망이 인식이 되어 그 인식을 행동으로 옮길 때다. 나는 희망을 버리는 것이 치유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명절 인사처럼 '모든 이들의 소망이 이루어지는' 곳이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인 동시에 두려울 것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 '희망찬 인생'은 바라는 것이 없는 사람이다. 원하는 것이 있을 때 인간은 무엇인가의 볼모가 된다. 희망은 욕망의 포로를 부드럽고 아름답게 조종하는 벗어나기 어려운 권력이다. (p.95) 정희진,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