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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은 줄리어드 Jun 23. 2020

엄마 대신 페트병

무인도에 가면

"엄마, 나 무인도에 가면 뭘 가지고 가고 싶다고 썼는지 알아?" 요즘 3년 후나에게 다이어를 쓰고 있는 둘째 아이가 묻는다.


"뭐라고 썼는데?!"


"첫 번째로 엄마를 썼어! 어! 그런데 아빠가 서운하려나? 아빠도 써야겠다." 자기 방으로 휙 달려가 다이어리에 아빠도 적어놓고 온다.


"그래서 뭐뭐 썼어?"


"엄마, 아빠, 식량."


형아가 저 쪽 방에서 한 마디 거든다.


"야, 너 엄마 데려가면 죽어! 물을 먹어야지! 난 페트병 가져갈 거야~ 페트병에 바닷물을 반 담가놓고 햇빛에 놓으돼. 그러면 소금이 가라앉고 페트병 표면에 맺힌 물방울을 먹으면 되거든."


영락없는 꿈나무 과학자반론이다. 엄마 데려가면 죽는단다^^ 엄마 대신 페트병~


한 배에서 나왔지만 지극히 인문학적인 둘째와 과학적인 첫째~


2020.6.23

아이들과의 대화 기록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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