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열정이 은밀하게 잉태되는 공간

다섯째 아이

by 마음은 줄리어드

내 아이가 전교 1등하길, 수능을 잘 보길, 좋은 대학에 가길 단순히 바랐더라면 시작도 안 했을 일이다. 나는 아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에 몰입하길 원한다. 아이의 흥미가 불꽃 튀기길 원한다. 그래서 타인이, 외부가 아이를 자극하지 않더라도 내부에서 강인한 동기가 작동되길 바란다. 은밀한 욕구, 은밀한 열정이 아이의 내부에 잉태되길 바란다. 어쩌면 전 인류의 새로운 희망이 될 행성을 탐험할 수도 있는 그런 위대한 열정.


어쩌면 아이에 대한 기대가 다른 엄마보다 더 커서일지도 모르겠다. 그저 1등 하고, 그저 좋은 대학 가고 그러기엔 아까운 아이의 과학자적인 면모를 지켜봐 왔기에. 내 아이가 아인슈타인과 같은 사람이 될지, 에디슨과 같은 사람이 될지, 노벨 과학상을 받을지 누가 알아.


그래서, 우리 집에 도마뱀, 비어디드 드래건이 이번 주에 왔다. 12살이 되도록 7살부터 숱한 물고기, 곤충들을 거쳐 이제는 파충류로 아이의 관심사가 넘어갔다.


지난 3개월을 고심하며 아이도 부모도 다 같이 심사숙고했던 일이다. 그래, 가자. 은밀한 새로운 열정이 잉태되는 이 길로.


아이 넷도 모자라, 20년 가까이 살 수 있다는 도마뱀이 우리 집에 왔다.

체계적인 지식이 아니라 결정적인 순간의 직접적인 경험이 한 사람의 자연주의자를 만들어 내는 중요한 요인이다....... 긴 시간을 그저 탐색하고 꿈꾸며 보내는 것이 훨씬 낫다.

- 에드워드 윌슨, <자연주의자> -


이것을 윌슨이 맞았던 깨달음의 순간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어떤 것이 흥미의 불꽃을 튀기는 순간 또는 마법이 작동하는 순간이며, 장차 인생에서 다가올 수많은 기쁨과 도전을 미리 알려 주는 어떤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많은 나날들이 기억할 수 없는 흐름 속에서 지나가지만 이따금 어떤 새로운 열정이 은밀하게 잉태된다. 무엇인가가 우리를 기쁘게 해 주며, 바로 이 순간부터 우리는 그 매혹적인 것에 영원히 황홀하게 도취된다. 윌슨은 일곱 살 나이에 자연을 발견했고, 그 뒤 70년 동안 자연을 연구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과학자 반열에 올랐다.

-데이비드 브룩스, <두 번째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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