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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은 줄리어드 Apr 30. 2020

그래도 우리는

코로나 100일을 겪으며

내 반쪽을 만난 곳, 만약 30대가 가장 젊고 아름다운 시절이라면 그 찬란했던 인생의 황금기 중 7년을 살았던 곳, 첫째, 둘째 아이를 낳아 키운 곳, 신앙 선배이자 소울메이트, H와 J를 만난 곳, 미국. 그래서 나에겐 그저 단순히 외국, 즉, 바깥 나라라고 칭할 수 없는 나라다.


그 미국이라는 나라가 위태위태하다. 우리나라 교육 제도가 못마땅할 때, 입시 지옥을 겪을 내 아이들을 연민할 때 가끔 이런 생각을 했다. '여차하면 두 녀석은 시민권자니 미국에 보내야지. 세계 최고의 선진 교육을 받도록 해야지.'


그런데 요즘은 내가 일전에 가졌던 그런 안일한 생각이 부끄럽다. 선진국, 세계 최강대국이라고만 알고 있던 나라가 맞나 싶을 정도로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이 한탄스럽다. 아무리 아이들이 태어난 나라라지만 공부시키러 미국에 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제 미국은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나라, 의료 수준이 떨어지는 나라로 전락했다.


미국에서 코로나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진 데에 대한 가장 큰 탓을 나는 트럼프에게 돌리고 싶다. 트럼프가 하는 모든 언행이 차마 두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다.


한 나라의 지도자를 잘못 세우는 것이 위기 상황 발발 시 국민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위험을  줄 수 있는지 우리는 세월호 사건을 통해 이미 알고 있다. 그 뒤로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단단한 지도자를 세웠다. 그 지도자는 이번 코로나 사태에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믿음이 이번 4.15 선거를 집권당의 승리로 이끌었다.


코로나가 우리에게 묻는다. 국가란 무엇인가. 국가는 국민에게 어떤 존재인가.


공적 마스크를 사러 약국에 갔는데 약사님이 마스크를 건네며 한 마디 거든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복 받은 나라예요. 외국 좀 봐 보세요."


우리나라, 정말 복 받은 나라다. 대한민국 국민임이 자랑스럽다. 더 많은 사람들이 칭찬하는 일에 인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가가 잘하는 일에는 정말 잘하고 있다고 힘을 실어주면 좋겠다. 인터넷 뉴스를 보다 악성 댓글을 보면 외국 좀 봐 보세요라고 말하고 싶다.


복 받은 대한민국에 더한 복을 실어줄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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