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월십팔일 : 고단함
한바탕 손님이 지나갔을까?
떡볶이 트럭에 고단함이 쏟아진다.
홍대입구역 사거리에는
몸을 뉘일 근근한 벤치하나 없다.
좁은 운전석에 피곤한 몸을 구겨야 잠시 쉴 수 있다.
잠시 단잠이 내려앉은 고요함 넘어,
2번출구에 밀려나오는 인파는 끝을 모른다.
저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 먹고 마시는 곳에도,
고단함이 있겠지.
주방 뒷켠에
카운터 뒷켠에
창고 뒷켠과
너무 밝아 숨어 앉을 곳 없는 매대 앞에도,
쏟아져내리는 고단함을 견디는 누군가가 있겠지.
어딘가 들떠서 가는 사람들아,
어디론가 들어가는 사람들아.
무언가 조금 불편하고 늦어도,
작은일에 분개하지 말자.
그 사람 이미 충분히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