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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유럽연구소 Dec 19. 2019

조선시대 시조를 읊은 스웨덴 총리

겨울이 아무리 추워도 봄은 온다

엄동이 지나거냐  설풍이 어디가니 
천산만산에 봄 기운이 어리었다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님이 조선의 시인 윤선도의 시조를 읊었습니다.

한국과 스웨덴의 수교 60주년을 맞아 방한해 국회에서 연설을 하셨거든요. 국회 앞이 시위대와 경찰로 가득해 연설 장소도 바뀌고 빙빙 돌아 어렵게 갔지만 수고가 다 해소되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한때 제 직업이 연설비서관,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된 운 좋은 사람입니다.  


뢰벤 총리가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 연설을 인용한 부분 참 좋았습니다.


"스웨덴과 한국은 민주주의, 시장경제, 사회복지에 대한 이상을 같이 하는 나라입니다. 우리는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확장한다는 공통의 열망으로 묶여있습니다. 김 대통령의 말씀은 20년 전에도 마음을 울렸고 지금도 여전히 울림이 있습니다."



스웨덴은 중립국으로 판문점에 감독위원회를 상주해 두고 있다 보니 아무래도 한국의 분단 상황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습니다. 특히 올로프 팔메가 주장한 공동안보를 설명하며 "안보와 번영은 한 나라의 노력으로만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평화는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 아닌 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한국과 스웨덴의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스웨덴은 미국처럼 부자나라도, 러시아처럼 힘이 센 나라도, 중국처럼 큰 나라도 아니지만

국제 외교에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을 합니다. 한국이 아시아의 평화와 민주주의를 중재하고 선도하는 작지만 강한 나라가 되길 바라봅니다. 김구 선생님의 바람처럼요.


시위로 인한 교통 통제로 버스가 안 다니는 줄도 모르고 연설문을 곱씹으며 한참을 국회 앞 정류장에 서 있었습니다. 조각조각난 것 같은 우리 사회도 서로를 보듬을 날이 오겠지요?


총리님이 연설 말미에 그러시더라고요. 

한국도 스웨덴도 매서운 추위에 익숙한 나라지만,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봄은 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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