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검은 이미지의 의미
6월 1일부터였나. 아무런 글씨도 그림도 없는 까만바탕으로 된 이미지가 인스타그램 피드 곳곳에 올라왔다. 처음엔 용량이 큰 이미지라 로딩이 늦어지는 건가 싶었다. 그런데 한 두 개가 아니었다. 개인뿐 아니라 반 고흐 미술관이나 매그넘포토스 등의 기관, 몇몇 브랜드도 같은 이미지를 올렸다.
알아보니 #블랙아웃튜즈데이는 미국의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의미를 담는 일종의 캠페인이다. 지난 5월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수도인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에게 체포를 당하던 중 경찰관 무릎에 목이 짓눌려 숨졌다. 누군가 촬영한 플로이드에 대한 비인간적 강제 진압 동영상이 바이럴 되면서 대대적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시작됐다. 이정도 규모가 참여한 전국 단위의 시위는 68년 마틴 루터 킹의 암살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평화로운 시위로 시작되었지만 경찰의 감정 실린 무차별 공격에 몇몇 지역에서는 폭력을 동반한 소요로 번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 진압을 지시하는 통화내용이 알려지면서 전 미국이 폭동과 소요로 휩싸이고 있다.
#balckouttuesday 캠페인은 음악계에서 시작됐다. 흑인 음악은 전 세계 힙합을 주도하는 미국 음악계의 한 축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음반사 이사 명단에는 흑인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변화를 촉구하는 한편 플로이드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며, 구조적인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의미에서 시작된 캠페인이다. 컬럼비아 레코드, 유니버설 뮤직 그룹(UMG), 워너뮤직, 소니뮤직 등 대형 음반사가 적극적으로 동참해 6월 2일 화요일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리한나, 티모시 살로메, 켄달 제너 등 유명인사도 같은 포스트를 올리며 동참했다.
친구들 상당수가 스웨덴을 비롯한 유럽에 있지만 인종차별에 대한 반대와 흑인에 대한 연대를 표시하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었다. 미국의 통계를 보면 모든 지표가 불평등을 가리킨다. 그중에서도 흑인은 소득, 건강, 교육 등 모든 영역에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행정과 사법 등 공공서비스, 언론 등도 흑인을 공공연하게 차별한다. 미국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안 요소를 늘 안고 있는 셈이었고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이 이를 촉발한 것이다.
미국 경찰의 시위 진압을 보면 10년 전 한국이 생각난다. 지도자의 가치관과 말은 그대로 흘러 공권력의 대응으로 이어진다. 경제에서는 안 먹히는 낙수효과가 공권력의 대처방식과 사회적 분위기에는 그대로 적용되는 셈.
저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분노와 울분이 쌓이지 말아야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