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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유럽연구소 Apr 20. 2017

노예의 길 by 하이에크

밀턴 프리드먼의 서문 중에서

하이에크의 <노예의 길>을 읽고 있다.

무시무시할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웃음이 나는 부분이 많다. 빌 브라이슨처럼 재밌다는 게 아니라 자유주의의 극단에 서 있는 사람들의 사고가 나와 너무 달라서 헛웃음이 난달까. 정부를 필요악으로 여기는 순수 자유주의자의 눈에는 미국 공화당 정부의 정책이 순수성을 잃고 물타기 하는 것이며 "주제 넘는 간섭"인 것이다.



하이에크는 사민주의를 무척이나 경계했다고 한다.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단어를 듣는 순간 거부감을 느끼지만 사민주의는 교묘하게 침투하기 때문이란다. 다음은 밀턴 프리드먼의 서문 중에서 읽다가 빵 터진 부분이다.


이 책(하이에크의 노예의 길)이 50년 전 미국에서 대단한 센세이션을 일으킬 때보다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지금 그 메시지가 더 의미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에는 정부의 규모는 작았으며, 지금보다 주제넘게 간섭하려고 나서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후 메디케어, 메디케이드를 포함한 존슨의 위대한 사회 프로그램, 부시의 맑은 공기, 장애아와 함께 하는 미국 법령이 모두 우리 앞에 있다. 이외 정부의 팽창을 가져왔던 무수한 정부 프로그램들은 말할 것도 없으며 레이건은 단지 정부지출의 성장속도를 늦출 수 있었을 뿐 방향을 바꾸지는 못하였다...마거릿 대처의 집권 아래 어느정도 정부의 범위, 정부소유와 정부운영의 범위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상당한 정도의 민영화가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자유주의 가치들에 대한 대중의 전폭적 지지를 불러내지는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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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국가와 모든 규제 철폐를 외치는 진정한 자유주의 보수의 눈에는 국가가 주도하는 모든 복지정책, 심지어 공기 정화와 약자에 대한 프로그램도 주제넘는 간섭일 뿐. 대처와 레이건도 성에 안찬단다.


정치의 목적은 모든 이에게 자유를 선물하는 것이라던 올로프 팔메가 스무살에 이 책을 읽고 자본주의야 말로 개인을 진정한 노예로 만든다고 했었지. 팔메가 말하는 자유는 누구든 타고난 환경이 발목을 잡지 않고 원하는 것을 선택할 자유. 하이에크의 자유는 결국 인간의 자유가 아닌 욕망의 자유, 시장과 기업의 자유가 되어 버렸다.

재밌네. 진짜 보수의 클래스가.


참고로 <노예의 길>의 한글판은 자유경제원에서 펴냈다. 물론. 


북유럽연구소 소장 @북극여우 입니다.

노르웨이, 한국, 스웨덴에서 공부했습니다. 직장을 다니다 뜻을 품고 유학길에 올라 스웨덴의 웁살라 대학교에서 지속 가능 발전을 전공하고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만학도로 없는 기력을 발휘해 재학 중 웁살라 대학교 대표로 세계 학생환경총회에 참가했으며 웁살라 지속 가능 발전 관련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했습니다. 스웨덴에 있는 동안 모 일간지 북유럽 통신원으로 일했습니다. 현재 북유럽 관련 연구와 기고, 강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요 관심 분야는 북유럽, 지속 가능성, 양극화, 사회 통합, 복지국가, 자살, 예술, 철학 etc. 저서로는『스웨덴이 사랑한 정치인, 올로프 팔메』, 『북유럽 비즈니스 산책』,『지도자들』,『라곰』(번역)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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