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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유럽연구소 Apr 26. 2020

W18. 코로나와 대통령 지지율의 상관관계

인기가 올라간 자 vs. 떨어진 자 ft.한국, 스웨덴, 영국, 미국..

지난밤 스웨덴에 무슨 일이 있었나, 18주 차 소식입니다.


올해 초 발발한 코로나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흔들렸습니다. 대응을 잘한 나라도 있고, 한국 기준으로 보기에 부족하거나 안타까운 나라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와중에 신기한 현상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지도자의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점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만 봐도 48~50% 언저리를 맴돌던 지지율이 코로나 사태가 진행되면서 점차 상승해 지난주 긍정평가가 64.4%까지 올랐습니다. 임기 초에나 누릴법한 높은 지지율이지요. 물론 전 세계 언론에서 대한민국의 코로나 대처를 모범사례로 꼽는 뉴스가 쏟아지고 있으니 지지율의 상승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봐야겠지요.


많은 분들이 염려하는 스웨덴은 어떨까요?

약 15만 명이 감염되었고 그중  2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영국은 어떨까요? 각나라 정치지도자의 지지율이 심상치 않습니다.

 

그래프를 보시면 올해 1월 1일부터 마크롱 메르켈 트럼프 존슨 등 여러 지도자들의 지지율 추이가 나옵니다. 그나마 유럽에서 가장 적은 사망자수를 유지하고 있는 독일의 메르켈이야 그렇다 치지만, 공식 집계된 코로나 사망률이 13.6%나 되는 영국, 총리 자신까지 코로나 확진으로 판명이나 격리치료를 받았지요. 동정 여론이 일어서일까요,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의 지지율은 초기 2주 동안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는데 코로나 발발 이전 대비 무려 25% 포인트나 올라 52%로 지난 10년, 정권을 통틀어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이후에는 다시 하락세...쯧쯧)

갤럽 조사 결과 트럼프의 지지율도 49%, 역대 최고치이고, 지지율이 25%를 넘은 적이 없었던 프랑스의 마크롱 역시 51%로 임기 중 최고의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독일 메르켈의 지지율은 더욱 놀라운 79%에 이릅니다. 코로나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나라인 이탈리아의 주세페 콘테의 지지율마저 전달 대비 27% 오른 71%입니다. 코로나 대응에 있어 전 논란의 중심인 스웨덴의 스테판 뢰뷔옌 총리의 지지율도 두 자릿수 올랐고 사민당의 지지율도 코로나 이후  지지부진한 25%에서  30%까지 올랐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정치학 용어 중에 rally around the flag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라 전체를 위협하는 큰 위기가 있을 때 지도자의 지지율이 단기간 가파르게 상승하는 현상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이 효과가 있으려면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전 세계적 위기일 것

해당 국가 특히 대통령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 것    

구체적이고 극적이며 여론을 집중시킬 수 있는 사안일 것    


준전시 상황이라고까지 말하는 판데믹인 코로나19는 이 세 조건에 모두 부합합니다. 잘했느냐 아니냐를 떠나 여러 지도자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이유가 바로 이 rally around the flag, 깃발 앞으로 집합! 효과입니다.


전쟁이나 테러, 또 이번 코로나19같은 위기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두려움에 빠지고, 현재 정부와 자신의 상황을 동일시하게 됩니다. 다른 이슈는 묻히고 비판의 소리가 잦아듭니다. 뉴스에 온통 코로나 이야기만 나오는 것처럼요. 이럴 때는 변화가 아닌 안정을 더욱 추구하고 한 목소리로 현재의 권력을 응원하게 되지요. 앞부분에서 지지율이 두배 이상 오른 여러 지도자의 예를 말씀드렸지만, 과거 911 사태 직후 조지 부시의 지지율은 90%까지 치솟았습니다.


'깃발 앞으로 집합' 효과는 얼마나 갈까요?

다행히 그리 오래가지 않습니다. 상황이 진행되어 현실을 보게 되면 rally around the flag효과는 사라지고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오히려 과거에 보였던 응원이 반대의 에너지로 작용해 반대 여론이 거세지거나 다음 선거에서 끌어내리기도 합니다.  현재 일본과 브라질의 경우 코로나 초기에 올랐던 지지율이 빠지고 있지요. 특히 아베 총리의 경우 코로나 이전보다 지지율이 더 떨어졌을 정도로 하락했습니다. 영국 존슨 총리의 지지율도 빠지고 있고 그밖에도 하락세로 전환할 지도자가 몇 있어 보입니다.


과거 대한민국 선거 직전 갑작스러운 위기론이 퍼졌다가 선거 직후 사라졌던 것도 아마 비슷한 이유였을 겁니다. 만약 랠리 어라운 더 플랙 효과가 계속된다면, 못된 정부나 정치인이 일부러 위기를 조성할 수도 있을 겁니다. 다행인 것은 사람들은 영리해 시간이 조금 지나면 바로 냉정한 눈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그래서 언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지요. 저도 통찰력을 갖추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머리는 차갑게, 심장은 따뜻하게!



"지난밤 스웨덴에 무슨 일이 있었나"

유튜브로도 보실 수 있어요! ;-)

짜잔, 5분 금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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