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나라 방역 수준의 민낯, 통계는 알고 있다...스웨덴...UK...
지난밤 스웨덴에 무슨 일이 있었나, 19주 차 소식입니다.
이번 주에는 코로나 사망자 통계를 살펴보았습니다. 코로나19는 아마도 2020년 1분기 사망 원인 중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할 것 같은데요. 그래프를 보시면 가로 줄로 사망의 원인에 따른 사망자수가 나와있고 그 위에 파란색 선으로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수 추이가 나와있습니다.
1월부터 4월까지 사망 원인은 2017년 WHO에서 발표한 사망 이유 통계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아래부터 익사 < 약물 알코올 < 파킨슨병 < 말라리아 < 추락 < 자살 < 당뇨 < 도로 사고 < 폐/기관지암 < 관련 호흡기 질병입니다.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수는 3월부터 급격하게 증가해 4월 첫째 주부터 꺽음새를 보이고 있습니다. 추이가 아닌 기간 사망자 수로 보자면 코로나가 말라리아와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자수보다 많다고 하네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가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평년 대비 늘어난 사망자 수 대다수가 코로나로 인한 사망일 것이라 예측할 수 있지요. 그런데 통계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늘어난 사망자 수 중 절반 가량만 코로나로 인한 사망으로 등록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차이에 어떤 함의가 있을까요?
먼저 스웨덴의 예를 보며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래프의 점선 부분이 자연 사망자수 예측치입니다. 보면 오히려 평상시보다 사망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개인위생에 대한 의식이 높아져 감염의 위험도 줄고, 교통사고도 줄기 때문입니다. 한국만 해도 이번 코로나 기간에는 감기나 독감에 걸린 사람의 수가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스웨덴의 경우를 보자면, 붉은색으로 표시한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수를 빼고 보세요. 점선으로 표시한 사망자수 예측치보다는 실제 사망자수가 더 낮습니다. 3월 중순부터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수가 늘고 있는데 그 부분을 제외하면 자연사망(즉 코로나로 인한 사망을 빼면 평상시와 비슷한 추이를 보입니다. 이 자료가 무엇을 의미할까요? 예측 사망자 추이와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수 사이에 격차를 보시면 해당 나라의 의료방역 체계가 어느 정도 관리를 하고 있는지 대략 알 수 있습니다.
스웨덴은 이번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인정한 적도 발표한 적도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스웨덴이 집단 면역 방식으로 채택해 많은 사람, 특히 노약자가 사망하도록 방치하고 있다고들 했지요. 스웨덴은 국가의 의료 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감염의 속도를 낮추고 노인과 의료진을 우선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2020년 5월 3일 기준 확진자수가 22082, 사망자가 약 2700명, 치사율 12%입니다. 사인이 코로나19로 등록되는 경우는 사망하기 전 검사를 통해 확진을 받은 경우에 한합니다. 표에 보이는 것처럼 예측치를 넘어서는 추가 사망자수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요. 실제로도 추가 사망자의 90%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이니 한정된 자원 안에 이루어진 타깃 검사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 이탈리아 롬바르디의 케이스를 보시면 이해가 더 빠르실 겁니다. 이탈리아 북부 롬바디는 유럽에서 코로나가 가장 먼저 번진 도시로, 초기에 아무 대처도 되어있지 않을 때 코로나가 번져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겪은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프를 보시면 예측치의 세배 가량 많은 수의 사망자를 냈을 뿐 아니라, 그중 절반만 코로나로 인한 사망이고 나머지 증가분은 코로나가 아닌 다른 이유의 사망자입니다. 수치만 보면 자연 사망자수가 갑작스럽게 대 규모로 증가할 수는 없으니 코로나로 인한 사망이라고 추측은 하지만 검사를 받지 못한 채 사망했기 때문에 사인이 코로나로 등록되지 않은 것이지요. 의료체계가 손을 쓰지도 못한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을 것이라 예측이 됩니다.
스페인도 상황이 좋지 않아 보입니다. 공식 통계에 잡힌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가 전체 추가 사망자의 67% 정도밖에 되지 않으니 최대치로 잡아 약 30% 정도는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은 사망자이거나 검사도 받지 못하고 사망한 경우 둘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도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4월 중순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격차도 줄고 있지요. 증가분의 약 87%가 코로나로 인한 사망입니다. 영국(스코틀랜드 제외한 잉글랜드와 웨일스) 역시 여전히 증가세가 무섭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런던의 경우 절벽처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서 걱정스럽습니다.
초기 영국, 스웨덴과 비슷한 방식으로 대응했던 네덜란드도 사망자 증가분과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사이에 격차가 크지만 다행히 사망자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벨기에를 보시면 사망자수가 지금도 계속 늘고 있지만 예측치와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수의 차이가 크지 않지요. 어느 정도 관리가 되고 있다 볼 수 있겠습니다. 다음으로 오스트리아입니다. 현재 유럽에서 가장 잘 방어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북유럽 국가 중에서는 핀란드와 아이슬란드가 잘 대응하고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핀란드의 총리 산나 마린이 85년생 36살, 오스트리아 총리 제바스티안 쿠르츠가 86년생 35세, 공교롭게도 30대 총리 즉 유럽에서 가장 젊은 지도자를 둔 두 나라가 가장 잘 대응하고 있는데요. 지도자가 젊어서 대응을 잘한다는 것이 아니라, 설혹 젊은 정치인을 두고 너무 젊거나 경험이 없어 못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신 적이 있다면, 두 사람을 볼 때 그런 염려는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나이보다는 경험을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물론 한국은 40대 이상만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있으니 한국의 산나 마린은 보기 어렵겠지만요.
다음 주에도 뉴스에서 보기 어려운 소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한 주 동안 행복하세요!
짜잔, 포스트에는 없는 그래프와 사진이 동영상에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