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스웨덴 신뢰지수 조사 결과_공공기관, 브랜드, 오피니언 리더
여러분은 공공기관을 신뢰하시나요? 제도는요?
여러분이 질병이나 실업, 가족의 해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사회의 지원을 받을 수 있나요? 공공기관의 대우나 판결이 공평하다고 생각하세요? 늦은 밤 외진 거리를 걸을 땐 안전하다고 느끼시나요? 경찰은 어떠세요, 믿을만 하다고 여기시나요?
올해 발표한 행복보고서에 보면 삶의 만족도와 사회적 신뢰( 즉 공공기관과 제도, 그리고 시민 서로에 대한 신뢰가 행복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매년 초 스웨덴에서는 신뢰 지수를 조사해 그 결과를 발표합니다. 16세 이상 응답자를 대상 으로 공공기관 정당 언론사 민간기업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얼마나 신뢰하는지 순위를 매기는데 그게 참 잼밌습니다. 결과치를 보면 어떤 면에서는 좀 낯설기도 하고요.
스웨덴 사람들이 가장 신뢰하는 공공기관은 어디일까요? 바로 경찰입니다.
2017년부터 상승세를 이어와 올해는 신뢰도 73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쉽게 말해 100명 중에 73명이 경찰을 신뢰한다는 것입니다.
2017년이 제가 기억하기로는 스톡홀름 시내에서 폭탄 테러가 벌어진 해였는데, 아마 스톡홀름 경찰이 대처를 잘 한 모양입니다. 아니면 그 사건때문에 경찰의 역할이 부각된 것일수도 있겠습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해도 스웨덴은 범죄가 많지 않아 지방 파출소의 경우 통폐합되거나 인력을 줄이는 일도 많았는데 2017년을 기점으로 국제 테러가 발생하고 폭력 조직의 다툼이나 마약거래 등 범죄가 늘고 있어 경찰의 활동이 늘었거든요. 그러니 경찰에 대한 신뢰가 높은 것은 무척이나 긍정적인 일이지만 어찌보면 반가울수만은 없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민주주의의 전제조건은 똑똑한 시민입니다. 스웨덴은 모든 연령대에있어 교육을 강조하기 때문에 대학에 다니지 않더라도 평생교육의 개념으로 다양한 주제를 공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대학에서도 시민대상으로 무료 또는 매우 저렴한 등록비만 내면 들을 수 있는 질 높은 강의를 제공합니다.
하나 흥미로운 점이 있는데 스웨덴 대학은 학부든 학위든 학생이 학교 교육 과정을 통해 어떤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내면 특허권을 교수나 학교가 아닌 학생 개인이 갖게 해줍니다. 학교의 연구시설을 이용했다고 해도 특허권은 개인이 갖습니다. 그 덕에 연구역량이 크게 상승했다고 합니다.
그래프에는 빠졌지만 점수로 보면 대학 다음으로 세번째 높은 신뢰를 얻은 기관이 국세청입니다. 세율이 높은 북유럽에서 국세청에 대한 신뢰는 무척 중요하지요. 한때는 스웨덴 국세청 직원이 고자세에 무대뽀로 납세자를 세금주머니로만 대해 성경에 나오는 세리처럼 기피대상인 시절도 있었지만 2006년부터 납세자가 아닌 고객으로 대하는 서비스 개선을 통해 어떻게하면 시민이 세금을 편리하게 납부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필요한 경우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절세 할 수 있는 방법을 컨설팅까지 해준다고 합니다. 그 이후 신뢰도가 꾸준히 올라 요즘은 2-3위에 오를 정도가 되었습니다. 한국 국세청에서 최근 스웨덴 국세청이 사랑받는 이유를 분석한 자료도 내놓았습니다.
다음은 법원입니다. 전해 들은 이야기인데, 한 변호사가 승소를 했는데 의뢰인이 수임료 이외에 20만원 상당의 공연 티켓을 선물로 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누군가 그 사실을 고발해서 일정기간 면허정지를 받았다고. 차라리 패소했거나, 의뢰인과 불륜관계 였다면 그런 일이 없었을거라 억울해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변호사 세계가 이렇다면 판검사는 더욱 조심스럽겠지요.
다음은
병원, 요양소 등 의료기관: 62점
한국은행에 해당하는 중앙은행: 59점
로열패밀리, 즉 스웨덴 왕실: 50점
라디오와 TV : 49
지방자치단체
스웨덴교회(스웨덴은 루터교가 국교라서 성직자가 나라에서 월급을 받습니다)
노동조합
정부
신문 등 일간지
EU 위원회 입니다.
여기서 인상적인 부분이 언론에 대한 신뢰입니다. 스웨덴의 경우 라디오와 TV가 신문보다 신뢰도가 높은데, 물론 그 안에서도 종류가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스웨덴 국영매체는 신중하고 책임있는 보도로 유명합니다. 개별 매체에 대한 신뢰도를 보면 스웨덴 라디오는 65점, 한국의 kbs에 해당하는 스웨덴의 svt 신뢰도는 무려 62점입니다.
신문 중에서도 각 지역 소식을 다루는 지역지나, 제가 자주 인용하는 DN, SVD등은 47, 54 정도의 높은 신뢰지수를 보입니다. 자극적인 뉴스를 다루는 매체에 대한 신뢰지수가 낮아서 평균 점수도 40점대로 낮아졌습니다만 그래도 언론에 대한 신뢰는 무척 부러운 지점입니다.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도 재미있습니다. 이참에 몇가지 대표적인 스웨덴 브랜드를 순위별로 확인해보면,
시스템볼라겟: 72
이케아IKEA: 69
볼보: 49
스칸디나비아 에어라인인 SAS: 34
에릭슨: 31
H&M: 27
국영기업이라 그래프에는 빠졌지만 국가가 운영하는 주유독점 회사인 시스템볼라겟 점수가 72로 69를 얻은 이케아보다 높은 신뢰도를 얻었습니다.
앙엘라 메르켈과 그레타 툰베리가 40%가 넘는 신뢰도를 얻은 반면 미국의 트럼프가 5,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은 고작 3%입니다. 응답자를 분석하면 스웨덴 안에서도 극우정당 지지자들에게서 트럼프와 푸틴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옵니다....얼마전 SNS에서 유행한 나와 잘 맞는 지도자 테스트에서 푸틴이 나왔는데, 3%라니 좀 안타깝지만 담담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자 여러분은 신뢰하는 기관이 어디인가요? 저는 다른 무엇보다 언론에 대한 신뢰가 부럽습니다.
북유럽연구소는 가뭄에 단비처럼 믿을 만한 정보를 공급해 신뢰를 얻겠습니다. 날씨가 부쩍 더워졌는데 이번 한주 활기차게 보내세요!
짜잔, 보고서 요약 정리! 그래프와 함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