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여름, 은행강도와 인질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심리학 용어로 영화에 많이 등장하기도 하고 실제로 같은 제목의 영화도 있고 노래도 있다.
당신을 가두고 위협하고 심지어 폭력을 행사하는 대상에게 연민을 느낀다? 아니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 이 막장 드라마 같은 상태가 바로 스톡홀름 증후군이다. 스톡홀름 증후군은 왜 하필 스톡홀름 신드롬일까? 서울이나 베로나처럼 예쁜 도시 이름도 있는데.
스톡홀름 증후군은 어느 날 스톡홀름에서 일어난 사건에서 시작된 것으로 그 사건과 관련해 관찰된 특이한 현상이다. 스톡홀름 증후군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때는 1973년 여름의 은행강도 사건에서 시작한다.
스톡홀름의 중심부 와의 정원 북쪽인 노르말름스토리에 위치한 은행 크레디트 방켄에 강도가 들었다. 지금은 스톡홀름의 하이앤드 패션을 이끄는 아크네 스튜디오 Acne Studios의 매장이 들어선 이곳이 바로 당시 사건 현장이었던 크레디트 방켄이 있던 자리다.
당시 범인들은 은행 직원 네 명을 인질로 잡고 습격 당일인 8월 23일부터 28일까지 총 6일 동안 경찰과 대치했다. 범인들은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인질을 사살하겠다고 협박했다. 방탄조끼와 헬멧을 착용한 무장 경찰이 은행이 위치한 광장을 포위했다. 경찰과 강도가 인질을 사이에 두고 서로 총구를 겨누는 일촉즉발 상황이었다.
거기다 심지어 당시는 선거기간이었다. 당시 총리였던 올로프 팔메는 모든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사건 해결에 매달렸다. 우리의 청와대나 국무조정실에 해당하는 정부 사무처는 경찰의 상황 본부가 됐다. 당시 현장을 기록한 다큐멘터리에 은행에 감금된 인질이 밤늦게 총리실로 전화를 걸어온 상황이 담겨 있었다. 당시 녹취록이다.
총리 비서: 총리 비서입니다.
인질: 은행에 억류된 인질인데 팔메 총리와 통화하고 싶어요.
총리 비서: 기다려 주세요. 총리는 잠자리에 드셨지만 바로 오실 겁니다.
인질: 안녕하세요, 인질 중 하나인 크리스틴 엔마크예요. 이쪽으로 총을 발사하면 우린 전부 죽게
된다는 걸 모르세요?
팔메 총리: 경찰은 발포하지 않을 겁니다.
인질: 저와 엘리자벳과 클라크와 은행 강도를 그냥 놔두세요. 돈과 권총 2정을 챙기게 한 후 그냥
보내달라고요.
팔메 총리: 권총은 왜지요?
인질: 경찰과 싸워야지요.
팔메 총리: 경찰의 진압에 반대한다고요?
인질: 정말 짜증 나게 하시네요. 불안하다고요. 문제를 얼른 해결하든지 아니면 여기 와서 대신 인질이
되라고요. 이만 끊어요.
권위주의가 없는 나라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총리한테 짜증 난다고 할 줄이야. 6일간의 대치 끝에 경찰은 결국 인질을 전원 구출했다. 하지만 강도들과 6일간 함께 있으면서 미운 정이라도 싹텄는지 인질들은 나중에 되려 자신들을 구하려는 경찰을 적대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사건 종료 후에도 강도들에게 불리한 증언은 하지 않았다.
심리적으로 극한 상황에 처한 인질이 범임과 감정적인 유대감을 형성하게 되는 경우가 드물게 발행한다고 한다. 극한 상황에 몰린 인질은 범인이 자신을 헤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가해자 때문에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가해자가 자신을 헤치지 않은 것을 고맙게 여기는 것이다. 더 나아가 가해자를 동정하고 그의 처지를 이해하게 된다. 자신을 학대하는 사람과 한 편이라고 느끼기까지 하는 상황을 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 한다. 범죄심리학자인 닐스 베예로트가 처음 명명하기로는 사건이 일어난 거리 이름을 따서 노르말름스토리Norrmalmstorg 신드롬이었다. 이후 국제적으로 보고가 되며 스톡홀름 신드롬으로 불리게 되었다.
스톡홀름 증후군의 반대도 있다. 범인이 인질에게 연민을 느껴 폭력성이 줄어드는 것으로 리마 증후군 Lima Syndrome이라고 한다. 리마 증후군은 어딘가에 있을 남미연구소에서 다뤄주시는 걸로!
스톡홀름 증후군의 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