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서준이와 하은이를 찾아라
"이름이 뭐예요?"
오늘의 주제는 바로 이름입니다.
각자 자신의 이름에 만족하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고, 또 여러 가지 이유로 이름을 바꾸기도 하지요. 스웨덴에선 나이나 직급에 상관없이 다 이름으로 부르지만(성으로 부르면 친해지기 싫다는 뜻),
한국에서는 누군가 성 빼고 이름으로만 불러주면 가까운 사이인 거 같아요.
전에 핀란드 교육부 장관을 만날 일이 있었는데, 축구팬이라고 그중에서도 한국 선수 손흥민을 엄청 좋아한다면서 손흥민이 북유럽계라고 하는 겁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리? 그래서 에?! 북유럽계라고요? 딱 봐도 한국사람인데? (속으로) 조상 중에 누군가 북유럽사람? 했더니
라르손 페르손 흥민손이라고ㅡ.ㅡ;;
(스웨덴 성씨중에 가장 많다는 그 유명한 손씨!)
흥민손 같은 독특한 북유럽 이름 말고 흔한, 다른 말로 하면 인기 있는 북유럽 이름을 알아보겠습니다.
그전에, 2020년 올해 한국에서 신생아 이름으로 가장 많이 등록된 이름, 즉 가장 인기 있는 이름이 뭔지 아세요?
남자는 도윤이, 여자는 서아라고 하네요.
그다음으로 남자는
서준, 하준, 은우, 시우, 지호, 이준
여자는
지안 하윤 서윤 하은 지우 하린
아마 같은 이름의 조카들 한 둘은 다 있으시지요? 지난 5년간 요 이름이 순위를 바꿔가며 오르락내리락 중입니다. 서, 하, 준, 윤 이런 글자가 이름에 자주 쓰이는 인기 글자 인가 봐요. 받침이 별로 없고 약간 중성적인 이름이 유행인가 봅니다.
2019년 기준 가장 많이 등록된 신생아 이름으로
입니다. Liam이랑 Olivia는 미국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이름 순위에 올라있는 이름이네요. 미국에서는 샬롯, 소피아, 엠마 같은 유럽 느낌의 이름이 인기라고 하더라고요.
리네아, 어때요?
유행을 타지 않고 수십 년 꾸준히 인기 있는 스웨덴 이름으로는 Linnea가 있습니다. 식물학의 아버지 린네가 특별히 좋아했던 들꽃이 있었는데 자신의 이름을 따서 린네아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쌍둥이처럼 한 가지에서 두 가지가 나란히 뻗어 꽃을 피웁니다.
귀걸이로 하면 예쁠 것 같지요.
과거에는 대부분이 성경에 나오는 이름인 Hanna, Maria 등으로 이름을 지었는데 리네아는 독특할 뿐 아니라 무척 스웨덴스러운 이름이고 자연을 각별히 사랑하는 북유럽 감성에도 맞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겨울왕국에 등장하는 공주 이름인 엘사나 안나도 늘 10위권에 오르는 이름입니다. 올라프는 별로 없어요. Olaf는 Olof의 노르웨이식 이름인데 과거 같은 이름의 스웨덴 총리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해서 인지 90년대 후반 이후로 그 이름이 거의 사라져 버렸습니다.
1. Anna
2. Eva
3. Maria
4. Karin
5. Kristina
남자는
1. Lars
2. Mikae
3. Anders
4. Johan
5. Erik
전 해외에 있을 때도 제 이름 그대로 썼는데 익숙해지면 다들 잘 발음하더라고요. 그런데 가끔은 아예 다른 이름으로 불리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기는 해요. 아쉬운 대로 집에서 기르는 식물에 북유럽식 이름을 하나 붙여줘야겠습니다. 어떤 환경에서도 강하게 자라라는 의미로 "툰드라" 뭐 이런 거로 지어볼까요?ㅎㅎ
위에 나온 이름을 어떻게 발음하는지 듣고 싶으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