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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유럽연구소 Dec 28. 2020

좋은 정치는 해명 대신 비전을 말한다

주4일제, 화성이주, 대학부지에 공공임대주택 짓기..창의력을 발휘하자!

자, 2021년 대한민국은 어떤 시도를 해보면 좋을까요? (5지선다)

주4일제

 서울에 있는 대학 지방으로 보내고 그 부지에 공공임대주택 개발

 생물, 화학, 재료공학 등 친환경 신소재개발 연구 파격 지원

 화성탐사와 우주개발

 타임머신 개발


다음을 읽고 판단해보세요.


천지개벽이다. 코로나19가 모든 것의 판단 기준이 됐다. 출근을 할지 말지, 뭘 먹을지, 어딜 갈지, 사람을 만나야 할지…. 휴가, 경조사 같은 개인단위 결정은 물론이고 사업계획, 신제품 출시, 신규채용, 시설투자 등 조직단위의 결정도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


9월에 학기를 시작하는 미국과 유럽 대학은 신입생 등록 포기가 크게 늘었다. 유명 대학 곳곳이 입시 요강을 완화해 국제 학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어차피 비대면 수업이니 유학 갈 필요 없이 온라인으로 강의를 듣고 지도받는 방식으로 학사를 조정해 전 세계에서 신입생을 모은다.


마지막까지 남는 직업은 라이더와 공무원?

실업률은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그중에서도 청년실업 증가세가 눈에 띈다. 가뜩이나 취직하기 어려운데 신규고용은 줄고 창업의 길도 아득하다. 고용의 질도 나빠졌다. 세계적 추세다. 2019년 BBC에서 방영한 드라마 <이어즈&이어즈>를 보면 2025년의 세상이 나온다. 대기업에 다니는 남편과 회계사 아내가 인공지능(AI)의 상용화와 미국의 자국중심 보복무역으로 직장을 잃는다. 남편은 배달기사가 되고 아내는 저임금 공공 일자리를 구한다. 라이더와 공무원이 남는 드라마 속 미래가 코로나19 때문에 5년을 앞당겨 현실이 됐다.


하루아침에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추락

 인류 공통 과제인 빈곤퇴치에도 제동이 걸렸다. 코로나19로 인해 갑자기 가난해진 이가 늘었기 때문이다. 내수중심 소비과다 경제일수록 위기에 취약하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은 버텨낼 힘이 없다. 줄도산에 실업자가 늘고 하루아침에 중산층이 빈곤층이 된다. 지난 10월 세계은행 발표에 따르면 하루 2200원 이하로 생활하는 인구가 1억명가량 증가해 세계 인구의 약 10%가 극빈층으로 내몰리게 되었다.


 한편 부자는 더 부자가 됐다. 대한민국만 봐도 각종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소득 하위 20% 가구의 가계소득은 감소한 반면, 상위 20%의 가계소득은 증가했다. 돈이 돈을 버는 동안 노동인구는 줄고 노동이 창출하는 소득이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예상도 못한 시점에 인류사의 흐름을 바꾸는 변수가 되었다. 지금껏 우리는 방어에만 급급했다. 당분간 상황이 크게 나아질 것 같지 않고 어쩌면 이 비슷한 환경이 새로운 표준이 될지 모른다. 정부의 역할이 늘었고 권한도 전례없이 커졌다. 정치는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진취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어차피 원격수업...서울에 있는 대학을 지방으로 보내고 그 부지에 공공임대주택을?

일주일에 하루 이틀 재택근무해도 생산성을 유지한다면 유연근무를 확대하고 나아가 주 4일제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학생수는 줄어드는 데다 원격이 대세가 된 마당에 부채에 허덕이는 대학이 굳이 서울에 있어야 하는지도 고민해볼 만하다.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대학이 전국 각지로 흩어지는 편이 낫지 않을까? 대학이 내려간 넓은 부지에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해 부동산 숨통이 틔게 하면 어떨까?


 코로나19로 배송이 늘면서 일회용품 사용이 전 세계에서 늘었다. 대한민국이 친환경 소재 개발에 주도권을 쥘 수 있다면? 생물, 화학, 재료공학 분야 연구를 파격적으로 지원하고 관련 스타트업이 번성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좋겠다. 코로나19 초기 각 나라가 국경을 봉쇄하고 마스크는 물론 식량 반출도 막았던 일을 떠올리니 식량안보도 걱정이다. 화성을 제2의 지구로 만들어 이주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한데 어디 그 옆에 작은 행성이라도 하나 찾아서 농사지을 준비를 해야 하는 것 아닐까? 친구의 아이가 “온세계가 약속하고 2021년을 2020년으로 하면 안 돼”느냐 물었다는데 타임머신 개발도 좋겠다.


코로나시대, 사회계약을 이행하려면 창의력이 필요하다

기본소득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코로나19 전까지는 그 취지에 공감은 했지만 개인적으로 돈보다 일자리를 주는 편이 낫다고 여겨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기본소득이 노동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는 않을지, 수령 범위와 액수는 어느 정도로 할지, 대한민국의 조세 수준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가 뚜렷히 잡히질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불러온 비상상황,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고 소비가 정체되는 환경에서 모두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누리도록 보장하고 경제가 돌아가게 하려면 국가가 어떤 방식으로든 소득을 보전해 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회에 도움이 되는 공공일자리를 창출해낸다면 더욱 좋겠다.


인간은 모두 태어나면서부터 사회와 계약을 맺는다. 우리가 맺은 사회계약의 권리와 의무가 헌법에 담겼다. 세상이 변했다.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정치는 지금과는 다른 창의적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잘하겠다는 선언이 아닌 구체적 계획과 도전이 필요하다. 어쩌면 지금이 혁명 없이 사회를 리셋할 수 있는 기회일지 모른다. 위기가 닥쳤을 때 시민이 정치인에게 듣고 싶은 말은 해명이 아니라 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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