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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유럽연구소 Jun 05. 2018

이케아는 내꺼야, 영원히

절세를 위한 캄프라드의 비법! 이케아의 소유 구조 들여다보기 


이케아의 창업주인 잉바르 캄프라드의 유언장이 공개되었습니다. 

(유언장 이야기는 "구두쇠 영감의 대반전" 포스트로) 


십 대에 창업해 세계 최대 가구 및 생활용품 제조 유통사인 이케아를 키워낸 잉바르 캄프라드는 블룸버그포브스 부자 순위에서 높게는 4위까지 등극했던 슈퍼리치 중 한 사람입니다. 캄프라드의 재산은 평가 기준에 따라 다른데 적게는 750억 원+93년식 볼보부터 58조 원까지 다양합니다. 750억에서 58조 면 그 차이가 너무 크지 않느냐고요? 소문난 구두쇠인 캄프라드(이전 포스트 #억만장자 구두쇠 참조)는 세금 내는 것 까지도 아까워했기 때문에 몇 개의 재단을 통해 소유를 분산해 놓았습니다. 재산 평가액의 차이는 재단의 소유주를 누구로 보느냐의 차이 때문일 것입니다.

 

이케아를 소유하는 조직은 크게 4군데입니다. 


이카노 그룹 IKANO GROUP 

캄프라드 가족이 운영하고 있는 이카노 그룹의 자산은 10조 원가량(2016년 기준)입니다. 

금융/부동산/보험/제조사/유통사(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의 이케아 지점)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은행과 보험사를 소유하고 있어 내부 자금 관리와 이케아 지점의 운영을 위한 대출, 임대업을 하고 있어요. 관할 국이 세나라 밖에 안되지만 자금 규모가 큰 이유가 있지요. 돈을 관리하는 곳이니까요. 

캄프라드의 세 아들 중 첫째이니 페테르 캄프라드가 의장이고, 동생인 요나스와 마티아스가 이사입니다. 



스티칭 잉카 재단 Stiching Ingka Foundation 

갑자기 잉카라니, 캄프라드가 평소에 잉카문명에 관심이 많았나? 하고 생각하면 아니 아니 아니오! 

자신의 이름인 잉바르 캄프라드 이름과 성의 앞부분을 따 이름 지은 잉카 재단이 바로 이케아의 노른자위입니다. 2017년 기준 전 세계 360개 이케아 지점 중 315개 지점을 소유하고 있는 곳이 바로 잉카 재단이니까요. 

2006년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당시 잉카의 자산이 36조 원에 이른다니 규모로만 보자면 세계에서 가장 큰 비영리 재단인 셈입니다. 건축과 인테리어 디자인의 혁신을 지원한다는 재단의 정관에 따라 이케아에서 나오는 수익 대부분을 R&D 즉 혁신과 디자인 연구에 재투자합니다. 그래도 명색이 세계 최대 규모 구호재단인데 대외 원조는 유명무실하다가 최근 몇 년 들어 아프리카 등 대외 원조를 늘이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레이덴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것도 그렇고, 밖에서는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한 이케아의 꼼수라고 보는 이가 더 많습니다. 


이케아의 핵심인 잉카 재단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겠다는 창업자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할까요? 잉카, 잉바르 캄프라드여 영원하라! 


이케아의 소유 구조. 저 꼭대기 IKEA를 잉바르 캄프라드로 대체해도 무방.

인터로고 재단 Interogo Foundation 


인터로고 재단은 이케아의 트레이드마크, 브랜드, 콘셉트, 디자인을 포괄하는 지적재산권을 관리합니다. 여기는 소유 구조가 좀 복잡한데, 


인터 이케아 시스템즈(네덜란드/벨기에)< 인터 이케아 SA(룩셈부르크) < 인터로고(리히텐슈타인) 


실질적인 소유권을 행사하는 것은 자회사인 Inter Ikea입니다. 인터 이케아는 이케아 매장의 매출의 3%를 로열티 명목으로 받아가는데 이케아 그룹 내부의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인터 이케아?) 여기서 나는 수익은 벨기에에 주소지를 둔 사무실에서 금융투자를 하지요. 2016년 기준 자산 규모가 15조 원가량입니다. 셋째인 마티아스가 2013년부터 잉바르 캄프라드를 이어 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각 주소지를 보면 역시나 세금을 아끼기 위해 돌고도는 구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Interogo 재단은 7명의 위원으로 꾸려진 위원회가 운영합니다. 캄프라드 가문 인사가 회원으로 참여하지만 반드시 소수여야 한다는 원칙이 있습니다. 현재 셋째 아들인 마티아스가 이사로 되어 있습니다. 


캄프라드 재단 Kamprad Foundation 

2011년에 만든 캄프라드 재단은 스웨덴의 도시가 아닌 시골 지역의 교육과 연구를 증진 기여하기 위해 만든 재단입니다. 이케아가 운영하는 이케아 재단과 더불어 아마도 캄프라드가 만든 재단 중 유일하게 진짜 돈을 쓰기 위한 재단일 것입니다. 잉바르 캄프라드의 고향(캄프라드의 고향 사랑은 너무나 유명합니다. IKEA의 IK는 자신의 이름의 앞글자, 뒤의 EA는 자신의 고향인 Elmtarid Agunarid에서 따오기도 했지요:-)인 스웨덴 남쪽 스몰란드의 지역 개발과 역시 그곳에 위치한 신생 명문 리네우스 대학을 운영하는 기금을 댑니다. 정관에 보면 노인 인구의 삶의 질 개선, 지방 균형 발전, 환경, 교육(건축, 인테리어 디자인, 디자인, 의료/약학)등에 연구 기금을 지원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케아 재단의 사무총장인 페르 헤게네스 Per Heggenes는 2012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캄프라드는 돈 자체보다 이케아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으며 이렇게 복잡한 구조로 이케아를 소유한 이유는 특정 개인이나 캄프라드의 가족/후손이 이케아를 소유하거나 좌우할 수 없도록 한 것"


이라고 했습니다. 만약 캄프라드가 돈에 욕심이 있었다면 상장을 했겠지요. 이케아의 지배구조, 누구에게도 흔들리지 않는 기업으로 유지하고 싶었기때문에 아마도 이런 복잡한 구조를 만들어 모든 권한을 자신에게 집중되도록 했을 것입니다. 캄프라드의 유언장을 보니 캄프라드가 어떤 사람인지 얼추 이해가 가는데요. 

유언장의 내용은 다음번 포스트에 정리할게요!  


북유럽연구소 소장 a.k.a 북극여우 입니다.

노르웨이, 한국, 스웨덴에서 공부했습니다. 직장을 다니다 뜻을 품고 유학길에 올라 스웨덴의 웁살라 대학교에서 지속 가능 발전을 전공했습니다. 만학도로 없는 기력을 발휘해 재학 중 웁살라 대학교 대표로 세계 학생환경총회에 참가했으며 웁살라 지속 가능 발전 관련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했습니다. 스웨덴에 있는 동안 모 일간지 북유럽 통신원으로 일했습니다. 현재 북유럽 관련 연구와 기고, 강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요 관심 분야는 북유럽, 지속 가능성, 양극화, 사회 통합, 복지국가, 자살, 예술, 철학 etc. 저서로는『스웨덴이 사랑한 정치인, 올로프 팔메』, 『북유럽 비즈니스 산책』,『지도자들』,『라곰』(번역)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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