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르딕 다이어리 Apr 25. 2022

부활절 달걀과 감초젤리



부활절 달걀과 감초젤리




이른 아침, 웬일로 초인종이 울린다. 혹시 하는 마음에 문을 열자 환한 미소로 동네를 담당하는 우체부가 작은 상자를 건넨다. 부활절을 기념해 보냈지만 뒤늦게 도착한 소포엔 좋아하는 달걀모양의 초콜릿과 신맛이 도는 감초향 캔디 그리고 멀리서 부활절을 함께 축하한다는 다정한 편지가 담겨있었다. 핀란드에서 종종 먹는 맘미는 상하면 안되는데 너무 늦게 도착했다고 속상해하는 어머니. 간식을 좋아하는 우리를 위해 이것 저것 골라가며 가득 담았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뜨거워진다. 감초 젤리에 초콜릿을 입혀 코팅한 캔디를 하나 입에 물어본다. 달콤하고 쌉쌀한 맛 끝 혀에 남는 진한 리코리스 향. 다정한 그녀의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나있다.


























오후 두 시 , 점심을 먹은 뒤 커피와 초콜릿들을 바구니에 담아 집을 나선다. 


이렇게 날이 좋은날이면 사람들이 집 근처 공원을 찾아나선다. 한 해에 4달뿐인 반짝반짝한 이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싶은 마음이리라. 



















집에서 멀지않은 공원은 규모가 크지 않지만 날이 따뜻해지면 많은 사람들이 모이곤 한다. 맥주를 한아름 들고와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돗자리를 펴고 엎드린 채 등으로 해를 맞는 사람들, 아이들과 함께 피크닉을 하러 오는 사람들 그리고 나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 매트를 펴고 쉬는 사람들. 


푸릇 푸릇 돋아나는 새 순들 처럼 길을 걷다 마주치는 사람들의 얼굴엔 행복한 미소가 가득하다. 긴 겨울 끝에 맞는 따뜻한 날들. 어쩌면 한해의 짧은 순간 누릴 수 있는 사치이기에 그 시간을 최대한 만끽하려는게 아닐까. 







빵부스러기가 떨어졌을까 궁금한 부리가 긴 새들. 그 뒤 나뭇잎 그림자가 내곁으로 오고 간다. 







-

유튜브  ' NORDIC DIARY '

https://www.youtube.com/Nordicdiary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