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의 두 가지 유형

지금 행복한 사람에게 위로받고 싶다

by aqua planet

아기를 낳고 보니, 예전과는 다른 “인종”이 된 것처럼 모든 것이 달라졌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거슬리던 것들은 그러려니 하게 되며, 경험하지 못했던 감정들도 쏟아진다. overwhelmed라는 단어가 완벽히 지금을 표현한다.


이런 경험 중에 주변의 응원과 위로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같은 경험을 한 선배 엄마들의 조언은 하나하나 버릴 것이 없다. 그런데 가만히 듣다 보니 이 위로에도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그래도 그때가 나은 거야”라고 말하는 유형이다. 그나마 뱃속에 있을 때가, 그나마 등 대고 가만히 누워있을 때가, 그나마 뒤집기만 할 때가, 그나마 기어 다닐 때가, 그나마 걸어 다니며 귀여운 짓 할 때가, 그마나 학교 들어가기 전이, 그나마 사춘기 전이... 행복할 때라고 한다. 현재에 감사하며 즐기라는 말인 것 같다.


두 번째는 “조금 나아질 거야”라고 말하는 유형이다. 그래도 눈이라도 마주치고 웃어주면, 그래도 웃어주기 시작하면, 그래도 언제 자고 언제 먹는지 예측 가능해지면, 그래도 목이라도 가눌 수 있으면, 그래도 앉아라도 있을 수 있으면, 그래도 밥이라도 혼자 먹기 시작하면, 그래도 어린이집이라도 보내면 조금 나아진다는 위로를 해준다. 더 나은 미래에 있는 사람이 전해주는 희망의 메시지 같다.


두 번째 종류의 위로가 좋다. 그런 위로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첫 번째 종류의 위로를 하는 사람이 내 상황으로 다시 돌아온다고 해도, 그가 감사하라고 알려주는 그 기쁨을 온전히 즐길 것 같지는 않다.


두 번째 종류의 위로를 하는 사람이 물론 그냥 빈말을 기분 좋게 잘해주는 사람일 수도 있다. 그래도 그렇게 기술 좋은 사람이고 싶다. 지금 행복한 사람이 해주는 공감과 위로가 순수하게 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경험하였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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