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낙서
언어와 마음이 오가다
갑작스레 찾아오는 상실의 순간들이 있다.
무심코 내뱉는 한숨에
가린듯 비춰진 본심에
마음 속 우물 안에 즐거이 뛰놀던 개구리가 픽 하고 쓰러져 다시 일어나질 못한다.
갈곳을 잃은 눈동자
할말을 잃은 입술
결국 길을 잃은 마음
잊은 것인지 잃은 것인지 모를 내 안의 어린아이만이 외로이 남아
마음이 떠나간 자리에 주저 앉아 울음을 터뜨린다.
행여나 들킬세라 황급히 입을 틀어막고
지금만 울지 않고 참아 주면 상을 주겠노라 달랬다
그저 이 순간만큼은 버텨야 한다고 다그쳤다
신경을 온통 눈물을 보이지 않는 데 집중하다 보면 어느덧 견뎌야 했던 폭풍우는 지나가 있다.
그러나 이미 그 자리엔 아무것도 없다.
언어와 마음이 오가던 시간도
함께 감정을 나누었다 생각한 사람도
그저 말갛고 벅차게 전했던 진심도
이미 사라지고 없다.
그제야 돌아보니
겨우 울음을 그친 내 어린아이마저도
어느샌가 사라지고 없다.
이제 울어도 되는데, 모든 것을 잃은 나는 중얼거리고 하릴없이 주머니 속 빈 담뱃갑만 만지작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