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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놂작가 Jun 15. 2021

#5 상실

詩와 낙서

언어와 마음이 오가다

갑작스레 찾아오는 상실의 순간들이 있다.

무심코 내뱉는 한숨에

가린듯 비춰진 본심에

마음 속 우물 안에 즐거이 뛰놀던 개구리가 픽 하고 쓰러져 다시 일어나질 못한다.


갈곳을 잃은 눈동자

할말을 잃은 입술

결국 길을 잃은 마음


잊은 것인지 잃은 것인지 모를 내 안의 어린아이만이 외로이 남아

마음이 떠나간 자리에 주저 앉아 울음을 터뜨린다.

행여나 들킬세라 황급히 입을 틀어막고

지금만 울지 않고 참아 주면 상을 주겠노라 달랬다

그저 이 순간만큼은 버텨야 한다고 다그쳤다

신경을 온통 눈물을 보이지 않는 데 집중하다 보면 어느덧 견뎌야 했던 폭풍우는 지나가 있다.


그러나 이미 그 자리엔 아무것도 없다.

언어와 마음이 오가던 시간도

함께 감정을 나누었다 생각한 사람도

그저 말갛고 벅차게 전했던 진심도

이미 사라지고 없다.


그제야 돌아보니

겨우 울음을 그친 내 어린아이마저도

어느샌가 사라지고 없다.

이제 울어도 되는데, 모든 것을 잃은 나는 중얼거리 하릴없이 주머니   담뱃갑만 만지작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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