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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놂작가 Jul 10. 2021

#7 영원

詩와 낙서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는 마음 같은 건 없다.

리는 모두 제한된 감정의 테두리 안에서 살아 간다.

제한된 행복

제한된 사랑

제한된 기쁨

제한된 괴로움

제한된 분노

제한된 슬픔

모든 감정에는 끝이 있어 그래도 살아지고 그렇기에 매순간 죽고 싶어진다.


신의 선물인지 신의 저주인지

망각의 축복도 삶의 유한함과 인간의 한계를 영원히 잊게 할 수는 없다.


그들에게 넥타르를 허락한 신은 오늘도 나에게 알콜을 선사했지만

취기도 그로 인한 감정의 등락도 결국은 유한하다.

인간은 우리에게 허락된 작디 작은 테두리 안에서 부딪히고 깨지며 그저 그렇게 살아간다.


트루먼은 그 견고하고 얄팍한 세상의 끝을 모르고 사는 것이 행복했을 테다.

나 역시 어쩌다 마주한 벽에 부서지지 않았더라면 여느 사람들과 같이 순간을 바라보며 영원을 모른 채 유한한 행복 속에 살았을까.


이미 마침표를 찍어 버린 삶 속엔 그 어떤 바람도 희망도 없다.

그저 내 앞에 자리한 넘을 수 없는 두터운 끝을 망연히 바라보며 할 수 있는 데까지 노를 젓다 숨이 다하길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당장이라도 어디론가 사라지거나 포말 속에 산화하길 바라는 것조차 어차피 허락되지 않은 사치임을

알아버린 내가 슬픈 건지

삶은 원래 고단한 건지

그저 레테의 강이 눈앞에 펼쳐지길 바랄 밖에

오늘 기댈 곳도 간절히 기도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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